5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에서 영화 ‘리미트’의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이정현, 문정희, 진서연, 박명훈, 최덕문, 박경혜, 이승준 감독이 참석해 영화의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리미트’는 아동 연쇄 유괴사건 피해자 엄마의 대역을 맡은 생활안전과 소속 경찰 소은(이정현 분)이 사건을 해결하던 도중 의문의 전화를 받으면서 최악의 위기에 빠지게 되는 범죄 스릴러. 영화는 범죄의 대상이 뒤바뀌는 ‘타깃 체인지’와 이를 중심으로 거듭되는 반전의 연속으로 가득하다. 전화가 울리는 순간 타깃이 변경되는 ‘더블 타깃’ 설정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하며 범인을 추격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반전 스토리 전개는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이승준 감독은 2013년 작품 ‘스파이’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이승준 감독은 “차기작이 오래 걸렸다. 배우들과 합심해서 한여름, 코로나 19도 겹쳐 힘든 와중에 한 장면씩 고민하며 여기까지 왔다. 여름의 맨 마지막 주자로 개봉한다. 8월 말 시원함을 선사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영화는 이정현, 문정희, 진서연을 필두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전대미문의 아동 연쇄 유괴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를 펼친다.
‘반도’, ‘군함도’, ‘명량’에서 열연한 이정현은 영화에서 소은 역을 맡아 이야기의 중심축에 선다. 이정현은 “편집실에서 영화를 봤다. 배우들이 대역 없이 액션도 하며 열심히 촬영했다.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해서 호흡이 척척 맞았다”고 말했다. 이정현은 극 중 아들을 구하기 위해 끝까지 범인을 쫓으며 대역 없이 화려한 액션신을 선보인다. 그는 “한국판 ‘테이큰’, 엄마 ‘테이큰’으로 모성애를 보여주는 영화다. 항상 내 아이가 유괴되었다고 생각하고 180도 변한 엄마 모습으로 범인을 추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기에 빠져드니 다친 것도 몰랐다. 타박상도 생기고 멍드는 건 기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라 그런지 촬영이 끝나면 보람이 찼다. 산에서 구르는 신은 3일 정도 찍었다. 작품 들어가기 전에 체력단련을 한다. 힘들었다기보다 보람되고 즐겁게 촬영했다”는 소감도 밝혔다. 그러면서 “얼굴에 기미 분장을 많이 했다. 생활에 찌든 엄마를 보여주고 싶었다. 평범하지만 열심히 사는 엄마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분장을 최대한 예쁘지 않게 나오도록 했다. 분장팀이 한 시간마다 기미를 체크했다”고 이야기했다.
문정희는 아동 유괴사건의 핵심 키를 쥔 혜진으로 분한다. ‘숨바꼭질’, ‘연가시’에서 깊이 있는 연기 내공을 선보인 바 있는 그는 악역 캐릭터를 맡아 역대급 빌런 캐릭터를 예고하고 있다. 문정희는 “모성애에 대한 이야기다. 찍으면서 너무 재미있었다. 빠른 느낌이다. 마지막 후발 주자인 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혜진 캐릭터를 설명하며 “혜진은 빌런이지만 큰 매력이 있다. 여성 빌런은 자칫하면 힘이 떨어질 수 있다. 혜진은 가족이 있어 엄청난 보호 본능과 지켜야 한다는 집착이 있다. 트라우마가 있는 동생과 그의 애인까지도 포용한다. 혜진만의 절실함으로 간다면 명분이 있는 빌런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이 여자 또한 상처가 있는 인물이다. 절실함과 악다구니를 가진 여자다. (영화에서) 나를 보니까 무서웠다”고 덧붙였다.
‘독전’에서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 진서연은 이번 작품에서 연주 역으로 활약한다. 진서연은 “오늘 처음 영화 완성본을 봤다.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처음 봤다. 여배우 세 명이 나오는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엄마판 ‘테이큰’이다. 끝까지 쫓아가서 죽인다는 마음으로 촬영했다”고 강조했다. 또 진서연은 촬영하며 물과 음식을 거의 먹지 않았다며 “화장기 없는 모습으로 촬영했다”고 영화를 위해 노력한 점도 언급했다. 세 주인공 이외에도 박명훈, 최덕문, 박경혜 등 신 스틸러들의 연기 시너지도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그런가 하면 이정현, 문정희, 진서연은 기억에 남는 장면을 차례로 꼽았다. 이정현은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마지막 선착장 신을 꼽았다. 이정현은 “NG, 대역 없이 밤새 그 장면을 찍었다”면서 “진서연과도 주차장 장면에서 호흡이 잘 맞았다”고 덧붙였다.
문정희는 “너무 떨려서 잠을 못 잤다. 과거에 찍은 사진을 돌아봤다. 더울 때 서로 으쌰으쌰 하며 찍었을 때가 생각났다. 놀이동산 신에서 박명훈, 박경혜와 서로 멋있다며 (영화를) 찍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진서연은 “모든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몰입해야 하는 신이 많았다. 긴장의 연속이었다. 촬영할 때 숨죽이며 했다. NG 없이 거의 한, 두 번 만에 찍었다. 호흡이 좋았던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사회에 던지는 아동 대상 범죄에 대한 묵직한 시의적 메시지도 전달한다. 한 해 아동 실종 신고 건수 2만 건 이상, 그중 1년 이상 장기 실종 아동은 무려 839명에 달하는 지금, ‘리미트’는 아이를 가족의 품에 돌려보내겠다는 소은의 처절한 일념을 진솔하게 담아낸다.
이승준 감독은 “마지막 희망이라도 가지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는 마음으로 엔딩을 연출했다. 리미트의 설정들도 범죄 스릴러라는 장르 안에서 두 가지를 같이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며 영화의 엔딩 부분을 강조했다. 이정현은 “엄마가 되다 보니까 마음이 너무 아팠다. 촬영 전에는 임신하기 전이었다. 엄마의 감정을 100% 느끼진 못했지만 상상하며 찍었다”면서 “그때 찍었던 감정과 지금의 감정은 비슷한데 강도가 훨씬 높다. 영화를 보는 다른 엄마들도 그렇게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