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막판 잠재력을 증명했던 슈퍼루키 김도영(19·KIA 타이거즈)이 후반기에는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아졌다.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선배들은 펄펄 날고 있다. 팀은 순위 경쟁에 매진할 때다.
김도영은 더 많은 기회를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는 4·5월 한창 프로 무대의 벽을 실감했지만, 꾸준히 교체 출전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정립한 뒤 선구안도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7월 첫 8경기에서는 홈런 3개를 때려내며 장타력까지 보여줬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꾸준히 선발로 나섰다.
현재 김도영은 벤치 멤버다. KIA가 치른 후반기 15경기 중 5경기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주로 대주자나 대수비로 출전했다. 타석 기회가 적다 보니, 성적도 좋지 않다. 지난주까지 22타석에 나서 4안타에 그쳤다. 타율은 0.211에 불과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경쟁력에서 밀렸다. 김도영의 주 포지션인 유격수는 박찬호가 주전 자리를 굳혔다. 그는 전반기 막판 1번 타자로 고정된 뒤 상승세를 타고 있다. 후반기 15경기 모두 선발 유격수로 나섰고, 타율 0.302 출루율 0.405를 기록하며 중심 타선에 타점 기회를 잘 만들어줬다.
3루수는 류지혁이 지키고 있다. 시즌 초반 김도영에게 밀렸던 그는 5월 맹타를 휘두르며 자리를 되찾았다. 6월 출전한 20경기에서 타율 0.154에 그치며 잠시 흔들렸지만, 후반기 타율 0.300을 기록하며 주전 3루수를 굳히고 있다.
팀 사정도 영향을 미쳤다. 5위로 시즌 반환점을 돈 KIA는 후반기 불펜 난조로 고전하고 있다. 7월 다섯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치른 12경기에선 8패(4승)를 기록했다. 이 기간 6위 두산은 7승 3패를 올려 후반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겨울 KIA는 공격적인 FA(자유계약선수) 영입과 과감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목표는 오직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마운드가 흔들리면 내야진 수비가 더 중요하다. 수비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김도영이지만, 10년 넘게 프로 무대에서 뛴 박찬호와 류지혁에 비하면 안정감이 떨어진다. 선배들보다 훨씬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아니다.
김도영은 지난 5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10경기 만에 안타를 쳤다. 6일에도 선발 3루수로 나서 도루 1개를 추가했다. 그는 여전히 타석과 누상에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다. 상황에 따라 다시 출전 기회가 늘어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