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의 호황으로 정유사를 거느리고 있는 대기업도 미소를 짓고 있다. SK그룹과 GS그룹, 현대중공업이 대표적이다.
올해 고유가로 정제마진 이익이 늘면서 국내 정유 4사가 상반기에만 12조원 넘는 흑자를 거뒀다. 상반기 실적만으로도 역대 연간 기준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뛰어넘었고, 작년 동기 대비 흑자 규모가 3배 이상 커졌다.
15일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 4사가 최근 발표한 경영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정유 4사의 전체 영업이익은 12조3203억원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이 3조9783억원(작년 대비 249%↑)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GS칼텍스 3조2133억원(218%↑), 에쓰오일 3조539억원(154%↑), 현대오일뱅크 2조748억원(206%↑) 순이다.
상반기 정유 4사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3조8995억원)보다 215.9% 증가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번 상반기 흑자만으로도 역대 연간 최대 흑자 기록을 뛰어넘었다. 이전까지 정유 4사의 연간 최대 영업이익은 2016년의 7조8736억원이었다. 이처럼 정유사들이 초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상반기에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초강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이 핵심 계열사다. SK하이닉스가 핵심 계열사로 거듭나기 전까지 SK이노베이션이 정유사업을 앞세워 주축 계열사로 매출을 책임져왔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정유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사업으로 더욱 주목을 모으며 그룹의 미래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GS그룹의 경우 GS칼텍스의 매출이 절대적이다. 그룹 매출의 50% 이상이 GS칼텍스에서 나오는 만큼 정유사업은 그룹의 중요한 수입원이다. GS칼텍스는 수소, 친환경 등 비정유 사업에도 힘을 실으며 사업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 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비록 현대오일뱅크가 3번째 상장 도전을 포기했지만 매출 20조원을 상회하는 만큼 큰 비중을 갖고 있다.
다만 정유사들의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보다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 확대와 이에 따른 석유 수요 둔화로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정제마진도 지난달 연중 최저수준까지 떨어져 현재 10달러 아래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