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챔피언십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한 시즌간 가장 잘한 선수 30명이 나서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PGA 투어는 시즌 내내 대회별, 순위별로 부여되는 페덱스컵 포인트를 합산한 랭킹을 매기는데, 정규 대회가 끝난 후 페덱스컵 랭킹 상위 125명이 플레이오프 1차전을, 이 대회를 마친 후 다시 산정한 랭킹에서 상위 70명이 2차전을 치른다. 그리고 2차전 후 추린 상위 30명이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 자격을 얻는다.
해당 시즌 가장 잘한 선수들이 벌이는 대회라는 명예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상금 규모가 엄청나다. 우승 상금이 1800만 달러(240억6600만원), 꼴찌인 30위도 50만 달러(6억6800만원)를 받는다.
이경훈은 22일(한국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윌밍턴 컨트리클럽(파71·7534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총상금 15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로 공동 5위를 기록한 이경훈은 페덱스컵 랭킹 33위에서 26위로 점프하며 투어 챔피언십 진출을 확정했다. 이경훈은 커리어 첫 투어 챔피언십을 경험하게 됐다.
그에게는 이번 투어 챔피언십 참가가 더 의미있다. 지난해 이경훈은 플레이오프 2차전 후 페덱스컵 랭킹 31위에 올랐다. 하필이면 탈락자 중 1등. 그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이경훈은 이번 BMW 챔피언십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이번에도 31위를 한다면 31가지 맛 아이스크림 제품 모델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농담을 할 정도로 ‘31’이라는 숫자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이경훈은 1차 플레이오프 직후 페덱스컵 랭킹 33위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3라운드까지 성적이 저조해 예상 순위는 35위에 그쳤다. 그런데 최종일 4라운드에서 이경훈은 무서운 집중력으로 6타를 줄이며 뒷심을 발휘했다. 1번 홀(파4)부터 4번 홀(파4)까지 4연속 버디로 라운드를 시작한 게 압권이었다.
한편 임성재(31)는 BMW 챔피언십 최종 7언더파 공동 15위로 대회를 마치며 페덱스컵 랭킹 10위로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했다. 임성재는 4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무대를 밟는다.
올 시즌 막판 돌풍을 일으킨 김주형(20)은 BMW 챔피언십 2오버파 공동 54위로 밀려나며 페덱스컵 랭킹 34위에 그쳐 최종전 진출이 좌절됐다. 김시우(27) 역시 10오버파 최하위에 그쳐 페덱스컵 랭킹 57위로 밀려났다. 이로써 올해 투어 챔피언십에는 임성재와 이경훈, 두 명의 한국인 선수가 나선다.
BMW 챔피언십 우승은 14언더파의 패트릭 캔틀레이(미국)가 차지했다. 그는 페덱스컵 랭킹을 스코티 셰플러(미국)에 이은 2위로 끌어올렸다.
이경훈은 “작년에 31위로 끝난 기억이 있어서 올해는 그것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오늘은 랭킹에 대한 생각 하지 않고 그냥 최선을 다하려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를 떠올리며 “31위는 정말 잔인한 결과다. 다시는 똑 같은 결과를 내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