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2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는 23라운드 순연 경기다. 현재 17승 7무 3패(승점 58)로 선두에 올라 있는 울산은 제주를 꺾으면 승점 61로 2위 전북 현대(승점 49)와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
울산은 2005년 이후 17년 만의 K리그1 우승을 점점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울산은 올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지켰지만, 지난달만 해도 전북의 추격이 매서워 분위기가 달라지는 듯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이 지난달 말 새 공격수 마틴 아담(헝가리)을 영입한 후 제대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아담은 지난 13일 대구FC를 상대로 K리그 데뷔 골을 넣었다. 이 경기에서 4-0으로 크게 이긴 울산은 다소 침체했던 분위기를 확 바꿨다. 이어 21일 김천 상무전에서 아담이 헤딩으로만 두 골을 몰아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울산은 아담의 멀티 골 덕분에 김천을 2-1로 이겼다.
아담이 울산 유니폼을 입고 세 경기 만에 세 골을 몰아치면서 울산은 공격에 자신감을 얻었다. 특히 김천전 승리로 울산은 K리그 통산 최초로 팀 600승 고지를 밟았다.
울산은 지난 3시즌 연속으로 시즌 후반부까지 선두를 유지하다가 막판에 전북에 역전을 허용해 리그 우승을 내줬다. 3년 연속으로 이어진 똑같은 패턴 탓에 울산은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분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팬들도, 선수들도, 심지어 구단 내부에서도 선두를 지켜도 불안한 마음을 떨치기 어려웠다.
올해 울산은 엄원상(11골 5도움)과 레오나르도(10골 4도움) 듀오가 공격을 이끌어왔다. 빠른 발과 결정력을 갖춘 이들은 상대에 늘 위협적이었지만, 결정적일 때 믿음직한 한방을 보여주는 묵직함이 다소 떨어졌다.
이런 부족함을 아담이 완벽하게 메워주는 모양새다. 울산은 새 선수를 영입할 때마다 울산 지역의 명소에서 오피셜 영입 사진을 찍는 것으로 늘 화제를 모으는데, 1m90㎝가 넘는 거구 아담은 현대중공업에서 작업모까지 쓰고 위풍당당한 오피셜 사진을 찍었다.
이때부터 팬들의 시선을 모았던 아담은 ‘탱크’라는 별명 답게 울산의 우승을 향해 팀을 거침없이 이끌어가고 있다. 그는 데뷔 세 경기 만에 세 골을 몰아치고 단숨에 24라운드 최우수선수(MVP)까지 꿰찼다. 아담은 김천전 후 인터뷰에서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1~2주 더 훈련하면 100%가 될 것”이라고 했다. ‘우승 마지막 퍼즐’을 맞춘 듯한 아담의 활약은 울산 선수들에게 든든한 믿음을 주고 있다. 제주전에서도 아담의 활약이 관전 포인트다.
8월에만 두 골 도움 한 개를 기록 중인 제주의 제르소-주민규 듀오의 반격도 지켜볼 만하다.
한편 성적 부진으로 김남일 감독이 물러난 성남FC는 28일 홈에서 수원FC를 만난다. 성남은 정경호 감독대행이 남은 시즌 팀을 이끌 예정이다. 수원 삼성은 27일 강원FC를 상대로 올 시즌 첫 3연승에 도전한다. 전북 현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라 당초 예정된 28일이 아닌 29일에 포항 스틸러스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