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가 저개발 국가의 위생 화장실 보급 사업에서 첫 성과를 거뒀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6일 한국을 방문한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만나 RT 프로젝트 개발 결과를 공유하고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면담에서 빌 게이츠 이사장은 게이츠재단의 비전과 현재 추진 중인 사회공헌활동 현황을 설명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기술로 인류 난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RT 프로젝트는 게이츠재단이 저개발 국가를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신개념 위생 화장실 보급 프로젝트다.
물과 하수 처리 시설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에는 화장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9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야외에서 대소변을 해결한다. 이로 인한 수질 오염으로 매년 36만명 이상의 5세 이하 어린이들이 설사병 등으로 사망하고 있다.
게이츠재단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이나 하수 처리 시설이 필요 없는 신개념 화장실의 상용화를 추진해왔다.
재단은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 및 대학에 재정을 지원해 RT 구현을 시도했지만 기술적 난제와 원가 확보 한계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2018년 삼성에 개발 참여를 요청했다.
RT 프로젝트를 보고받은 이재용 부회장은 곧장 삼성종합기술원에 기술 개발을 위한 조직 구성을 지시했다. 이메일·전화·화상회의 등으로 빌 게이츠와 진행 경과를 챙겼다.
삼성은 3년 동안의 연구·개발을 거쳐 구동 에너지 효율화·배출수 정화 능력 확보에 성공했다. 배기가스 배출량 저감·내구성 개선·RT 소형화 등 게이츠재단의 유출수 및 배기가스 조건을 만족하는 요소기술도 완성했다.
삼성은 열처리 및 바이오 기술로 환경에 무해한 유출수를 배출하는 기술로 처리수 재활용률 100%를 달성했다.
삼성 측은 "개발한 가정용 RT는 실사용자 시험까지 마쳤으며, 게이츠재단은 앞으로 양산을 위한 효율화 과정을 거쳐 하수시설이 없거나 열악하고 물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에 이를 제공할 계획이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