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는 최근 12경기(8월 10일~24일)에서 타율 0.465(43타수 20안타)를 기록, 후반기 개막 후 15경기(7월 22~8월 9일)에서 타율 0.196에 그친 부진을 만회했다. 시즌 타율을 0.334까지 끌어올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0.333)를 끌어내리고 타격 2위로 올라섰다. 타율 1위 호세 피렐라(0.348·삼성 라이온즈)를 바짝 쫓고 있다. 그 외에도 최다 안타 공동 3위(139개) 타점 공동 11위(68개) 홈런 공동 11위(15개)에 올랐다.
이대호는 은퇴 시즌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전반기를 타격 1위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전반기 득점권 타율은 0.267에 그쳤다. 일본과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복귀한 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그의 타율은 0.304였다. 득점권 타율은 0.307로 조금 더 높았다.
후반기 들어 이대호의 해결사 본능이 살아났다. 득점권 타율 0.444(4위). 특히 8월 득점권 타율은 0.500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줄곧 2할대에 머무른 시즌 득점권 타율은 8월 2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3할대에 진입했다.
'빅보이'는 득점권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 21일 한화전에서는 5타수 3안타를 기록했는데, 안타 3개 모두 득점권에서 터졌다. 1회 1사 1·2루에서 결승 1타점 적시타를, 2회 2사 1·2루와 6회 2사 3루에서도 각각 1타점 적시타를 쳤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덩달아 결승타도 늘어나고 있다. 전반기 85경기에서 결승타는 3개였다. 이대호의 이름값을 고려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8경기에서만 결승타 3개를 집중했다. 지난 14일 KIA 타이거즈전(5-1 승)과 1-0으로 승리한 18일 KT 위즈전 3회 결승타를 터뜨렸다. 24일 NC 다이노스전 옆구리에 불편함을 느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가, 1-0으로 아슬하게 앞선 9회 상대 추격 의지를 꺾는 대타 솔로 홈런을 쳤다.
이대호의 활약 속에 롯데는 최근 2주 연속 주간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며 5강 진출 희망을 이어 나가고 있다. 8월 둘째 주 4승 1패, 지난주 3승 2패를 기록했다. 6위 싸움 중인 NC와의 2연전도 모두 이겼다.
롯데와 이대호의 상승세가 궤를 같이하고 있다. 후반기 롯데가 승리한 경기에서 이대호의 타율은 0.408(49타수 20안타, 1무승부 포함) 높다. 반면 롯데가 후반기 패한 날(14패) 이대호의 타율은 0.220으로 낮다. 이대호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엿보인다. 최근에는 주장 전준우를 비롯해 정훈·안치홍이 베테랑이 코로나19 확진으로 이탈했다. 위기 상황에서 이대호가 변함없이 타선을 지켰다.
그리고 명예를 회복했다. 이대호는 2000년대 중반부터 부동의 4번 타자였다. '조선의 4번 타자' '거인 군단의 중심'이라는 수식어도 달고 있다. 하지만 허문회 감독이 경질되고, 래리 서튼 감독이 지난해 5월 중순부터 지휘봉을 잡은 후엔 타순이 앞뒤로 밀려났다. 서튼 감독 체제에선 전준우(395타석)-정훈(214타석)이 이대호(115타석)보다 더 많이 4번 타순에 포진했다.
이대호는 옆구리 통증으로 선발 명단에서 빠진 24일 경기에 앞서 7경기 연속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올 시즌 4번 타석에서 타율은 0.410으로 높고, OPS(장타율+출루율)도 1.051로 좋다. 최근 들어 서튼 감독은 "이대호가 타점을 올려줘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는 말을 자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