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생태계의 본격적인 확산을 이끌었던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텍스트·이미지에서 숏폼(짧은 동영상)으로 트렌드가 전환하며 새로운 강자 틱톡에 제대로 대항하지 못하고 있다. 미래 핵심 동력으로 제시한 사업은 성장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었다.
29일 미국 증시에서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의 주가는 1년 새 300달러 중후반대에서 100달러 중반대로 절반 이상 폭락했다.
최근 메타는 매출이 처음으로 감소하는 충격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0.9% 줄어든 288억 달러(약 39조원)를 기록했다. 주된 수익원인 디지털 광고 사업이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최고경영자)는 실적 발표에서 "이런 현상이 얼마나 더 오래갈지 예측하는 것은 항상 어렵다. 1분기보다 더 나빠진 것 같다"며 "내년에 인력 증가를 제한할 계획이다.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메타가 사활을 건 신사업은 지난해 사명까지 바꿀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인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다. 그런데 이마저도 신통치 않다.
메타는 이달 중순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의 프랑스·스페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저커버그는 에펠탑을 배경으로 한 자신의 캐릭터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 개발한 서비스라고 하기에는 믿기 힘들 정도로 그래픽 품질이 실망스러웠다. 이 사진을 희화한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이 퍼지기 시작하자 저커버그는 곧장 사진을 교체하고 그래픽 업그레이드를 약속했다.
메타버스 사업을 책임지는 메타의 리얼리티랩스는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분기에도 28억 달러(약 3조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다툼을 벌이고 있다. 440억 달러(약 60조원)의 초대형 인수 계약이 무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활성 이용자 중 로봇과 스팸에 대한 진실을 제대로 공유하지 않았다며 맞서고 있다. 광고 사업을 진행할 때 허위계정의 비율이 높을수록 매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다.
일부에서는 머스크가 단순히 트위터에 흥미를 잃었거나 인수 소식이 전해진 뒤 테슬라의 주가가 급락한 것을 보고 위기를 느껴 다른 이유를 든 것으로 보고 있다.
트위터도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광고 실적 둔화로 올 2분기 3억44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재무 환경이 나빠지면서 직원 보너스를 절반으로 줄여 지급하는 것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