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럴센스’, ‘카터’에 이어 넷플릭스가 올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오리지널 한국 영화는 ‘서울대작전’이다. 지난 26일 공개된 ‘서울대작전’은 1988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상계동 슈프림팀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VIP 비자금 수사 작전에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코리아’, ‘임금님의 사건 수첩’ 등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문현성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올림픽 개막식이 열렸던 1988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 ‘서울대작전’은 짜릿한 카체이싱 액션을 담아냈다. 실제로 당시 서울에서 볼 수 있었던 올드카들이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미국 래퍼를 동경하는 우삼(고경표 분)의 선곡으로 등장하는 올드 스쿨 힙합은 경쾌함을 더했다. 그러나 그동안 접해왔던 1980년대와 다른 정취는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사지 못했으며, CG는 디테일하지 못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문현성 감독은 “VFX의 비중이 높아 마지막까지 (편집에) 집요하게 매달렸다. 늘 아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지만, 이런 기술적 시도들을 과감하게 프로젝트에 적용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람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즐겨주면 좋을 것 같다”며 애정 어린 시선을 당부했다. -기획 의도는. “‘서울대작전’의 첫 시작점은 힙합이었다. 나나 기획한 제작자 모두 힙합을 좋아해서 하나의 문화로서의 힙합으로 접근했다. 그 안에 어떤 이야기들을 넣으면 더 힙스럽고 한국적인 내용을 담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1988년의 올드카, 올림픽, 그리고 그 당시 사회적 배경이 하나하나 이어지게 이야기를 만들었다.”
-1988년 서울의 거리 풍경을 구현하는 데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우리나라는 서울뿐만 아니라 1980년대, 1990년대 배경이 남아있지 않다. ‘서울대작전’뿐만 아니라 어떤 프로덕션이든 과거를 재현하고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 어느 공간이든 미술팀, 소품팀, VFX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1988년 소품, 패션 등에도 신경을 썼을 것 같다. “기획 때부터 상상했던 스타일, 톤 앤 매너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증부터 시작해서 영화적 상상이 필요했다. 스태프들과 자료도 찾아보고 테스트도 진행했다. 다행히 작품에 함께한 배우, 스태프들은 유별난, 자칫 요란법석해보일 수 있는 룩을 공감해줘 우리끼리는 즐겁게 스타일링을 할 수 있었다.” -캐스팅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당연히 빵꾸팸 중 동욱이 가장 기준점이 될 수밖에 없었다. 내부적으로 정리한 캐스팅 후보 리스트 안에서는 유아인이 단연 0순위였다. 마음이 잘 맞아서 프로덕션 입장에서 첫 단추를 기분 좋게 끼울 수 있었다. 그 이후부터는 유아인을 중심으로 배우들을 구성했다. 개인적으로 과분하다 싶었던 것은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앙상블이 구성된 것이다.”
-그룹 위너 송민호 캐스팅이 작품 공개 전 화제가 됐다. 캐스팅 과정과 음악 작업을 설명한다면. “송민호가 진지하게 연기에 관심이 있다는 제보를 받은 후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첫 연기 경험이었지만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자유롭고 자신 있게 연기를 해줬다. 그러다가 서로 OST 이야기까지 갔었다. OST로 프로덕션 마지막 단계에 마침표를 잘 찍어줬다.”
-제작보고회 때 문소리가 1988년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했다. 고증에 있어 문소리가 아이디어를 줬던 부분이 있나. “나 역시 1988년 당시에는 꼬마여서 그런 부분에 있어 문소리가 여러 가지로 조언해줬다. ‘서울대작전’의 정신적 지주는 문소리였을 만큼 감독으로서 든든할 수밖에 없었다. 매 상황, 매 순간 등장할 때 설명할 수 없는 아우라를 다 같이 느끼면서 촬영을 했던 것 같다.”
-현장에서 본 배우들의 연기합은 어땠나. “우리가 6개월 정도 촬영을 했다. 6개월 내내 요란법석, 시끌벅적했을 정도로 배우들 간의 호흡이 잘 맞았다.” -카체이싱이 눈에 띄는데, 카체이싱 액션 설계는 어떻게 했나. “카체이싱이 20% 이상을 차지한다. 아무래도 시·공간적 배경이 1988년 서울이기 때문에 어떤 경로를 설정하는 데 있어 한국적인 액션 설계가 가능할지 기획 단계부터 고민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대한극장에서 출발해 남산 호텔까지 가는 카체이싱이 큰길보다는 좁은 길에서 촬영됐다.”
-작품에서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모든 신이 아쉽다. 고증을 기반에 두고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해 접근했지만, 1980년대를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밸런스를 잡는 데 있어 까다로운 부분이 존재했다. 그래서 구석구석 편집을 했지만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밟히더라.”
-포털이나 커뮤니티에 비판적인 평가도 있다. 특히 CG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데. “CG에 대해서는 늘 긴장할 수밖에 없다. ‘서울대작전’뿐만 아니라 국내 다른 프로젝트도 VFX의 비중이 클수록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서울대작전’도 VFX의 비중이 높아 난이도를 극복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집요하게 매달렸다. 그럼에도 시청자 눈에는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늘 아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지만, 이런 기술적 시도들을 과감하게 프로젝트에 적용한 것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애정 어린 시선으로 너그럽게 즐겨주면 좋을 것 같다.”
-차기작으로 그려놓은 스케치가 있다면. “어렸을 때부터 이런 질문을 받으면 멜로 드라마, 러브스토리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싶어 요즘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