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보다 나은 아우가 나왔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공조2)이 전편을 뛰어넘는 스케일과 재미를 탑재하고 관객 사냥에 나선다.
‘공조2’는 한국으로 숨어든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남한과 북한, 미국 FBI가 공조를 펼치는 내용의 작품. 지난 2017년 개봉해 78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크게 흥행했던 영화 ‘공조’의 속편으로 전편에서 각각 남한과 북한 형사를 맡았던 유해진, 현빈이 그대로 출연한다. ‘공조’가 각 캐릭터가 가진 배경과 사정, 서사를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면 ‘공조2’는 이 부분을 생략하고 곧바로 공조에 돌입할 수 있었다. 그만큼 속도감은 높아졌고, 오락성은 배가됐다. 전편에서 아내를 잃은 탓에 다소 어둡게 표현됐던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분)이 이제 그 아픔을 어느 정도 극복하고 능청스러움을 장착한 점도 반갑다. 삼각 공조의 한 축을 담당하는 FBI 요원 잭은 다니엘 헤니가 연기했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약 17년 만에 만난 다니엘 헤니와 현빈이 만나자마자 주먹을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으르렁거리는 장면이 신선하다. 그 시절 추억을 기억하는 관객들에겐 더없이 큰 선물이 될 것이다. 새로운 빌런은 진선규가 맡았다. ‘범죄도시’ 이후 또 한 번 악역에 도전하는 진선규는 헤어스타일부터 분위기까지 모두 바꾸며 새로운 악역 창조에 나섰다. 특히 많은 수사물이 악인의 잔혹함과 무시무시함이 강조하는 것과 달리 ‘공조2’에서 진선규가 분한 악역 장명준은 서사가 중요한 인물이다. 장명준이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예측해서 보다 보면 마지막 즈음 추리의 결과가 맞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다니엘 헤니, 진선규 등은 전편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현빈 유해진, 윤아, 장영남 등과 무리 없이 스며들며 찰떡 케미를 발휘한다. 척하면 척으로 이어지는 배우들의 좋은 호흡이 스크린 너머까지 전달되며 유쾌한 웃음을 만들어낸다.
이석훈 감독은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에서 보여줬던 장기를 이번 ‘공조2’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한다. 시작부터 내달리는 스케일 큰 액션은 숨이 막힐 것 같은 스릴을 선사하며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한국, 북한, 미국 등 3개국의 형사 및 요원들이 합심해 수사하는 만큼 만족스러운 액션신이 곳곳에 배치돼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