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와 수비수가 나란히 ‘별들의 전쟁’ 2022~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에 나선다.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과 김민재(26·SSC나폴리)는 8일 새벽(한국시간)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 축구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토트넘의 손흥민과 나폴리의 김민재가 모두 첫 경기 선발 출전 라인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토트넘은 8일 오전 4시 영국 런던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마르세유(프랑스)와 D조 1차전을 치른다.
토트넘은 2018~19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진출(준우승)했고, 다음 시즌에는 16강에 올랐다. 이후 이 무대와 멀어졌다가 이번에 돌아왔다. 손흥민은 2020년 3월 라이프치히와 16강전 이후 2년 6개월 만에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는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올랐지만, 올 시즌 팀 전술 변화와 상대 집중 견제로 리그 6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아직 골 맛을 보지 못했다.
토트넘의 전술 변화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과도 관련이 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소화하기 위해 새 얼굴을 대거 영입, 두꺼운 선수층을 만들었다. 토트넘의 경기 성향도 매우 수비적으로 변했다.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 손흥민은 빠르고 자유롭지 못하다. 주특기인 침투에 의한 공격 장면도 자주 나오지 않는다. 다른 동료들에게 공간을 내준 채 활동 범위가 좁아졌다. 왼쪽 윙백 이반 페리시치, 공격 자원 히샤를리송과 자주 교체되고 있다.
올 시즌 토트넘의 공격은 해리 케인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손흥민은 상대적으로 수비적이고 보조적인 역할을 받았다. 이 때문에 손흥민의 개인 경기력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공격포인트(리그 6경기 도움 1개)를 많이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새 역할에 적응하고 있다. 직전 리그 경기였던 6라운드 풀럼전에서 손흥민은 공격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콘테 감독으로부터 “골만 없었을 뿐 완벽했다”는 찬사를 들었다.
UEFA 홈페이지는 토트넘에 대해 “201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던 게 옛날이야기로 느껴질 만큼 최근 경기력이 저조했다. 하지만 콘테 감독이 팀을 잘 구성해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르세유는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앙 2위를 차지한 강팀이다. 올 시즌 리그에서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실점이 3점(득점 13점)에 불과한 탄탄한 수비를 자랑한다.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공격진이 이러한 수비를 뚫어야 한다. 토트넘은 마르세유를 비롯해 스포르팅CP(포르투갈), 프랑크푸르트(독일)와 한 조다.
나폴리는 8일 오전 4시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서 리버풀(잉글랜드)과 A조 1차전을 치른다.
리그 5경기 동안 나폴리 주전 수비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김민재는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 라치오전 직후 종아리에 붕대를 감고 있는 사진이 공개돼 ‘부상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리버풀전을 앞둔 나폴리의 훈련 사진에는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로 꼽히는 리버풀을 첫 경기부터 상대하는 게 김민재에게는 큰 도전이다. 리버풀에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버질판 다이크가 있어서 직접적인 비교가 될 수 있다. 또한 리버풀의 세계적인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흐, 우루과이 출신의 신성 다르윈 누녜스 등을 김민재가 어떻게 막아낼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김민재는 중앙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세리에A 5경기에서 벌써 두 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영리한 몸싸움으로 자리를 선점해 헤딩 골을 터뜨리는 패턴이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김민재의 공격 옵션이 통할지 관심사다.
한편 나폴리 공격수 빅터 오시멘이 부상으로 결장할 가능성이 있어 승부의 변수가 될 수 있다. UEFA 홈페이지는 나폴리-리버풀전에 대해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최고 수준의 팀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챔피언스리그에서 나폴리 원정에서 이긴 적이 없다(1무 1패)”고 전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리버풀이 앞서지만, 홈팬 응원이 열광적인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