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5일 대형 악재가 터졌다. 주전 2루수 김혜성(23·키움 히어로즈)이 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이다. 김혜성은 부상 전까지 122경기에 출전, 타율 0.314(487타수 153안타) 4홈런 46타점 34도루를 기록했다. 1군 말소일 기준 이정후에 이은 팀 내 타격 2위. 도루는 리그 전체 1위였다.
김혜성은 타선의 '만능키'였다. 시즌 초반에는 3번 이정후 앞에서 2번 타자(184타석)로 찬스를 만들었다. 시즌 중반에는 4번 타자(114타석)로 이정후 뒤에서 화력을 지원했다. 부상 전에는 5번 타자(197타석)로 3번 이정후-4번 야시엘 푸이그와 함께 클린업 트리오의 한 축을 담당했다. 특히 이정후에게 쏠릴 수 있는 키움의 공격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푸이그의 타격 기복이 심하다는 걸 고려하면 키움에서 가장 꾸준한 타자는 이정후와 김혜성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의 대체자를 묻는 말에 "(그럴 선수가 없는) 저희 팀 타선을 한번 보시라"면서 안타까움을 전했다. 김혜성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이정후 쏠림'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이유다. 상대 투수로선 굳이 이정후와 정면 승부할 필요가 없었다. 다음 타자에 포커스를 맞추는 게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6일부터 열린 대구 원정에선 키움의 현주소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키움은 삼성 라이온즈와 2연전을 모두 패했다. 2경기 팀 타율이 0.190(68타수 12안타)에 불과했다. 이정후가 홈런 2개를 때려내 팀 4타점 중 3타점을 혼자서 책임졌지만 한계가 뚜렷했다. 상·하위 타선이 고르게 터지는 삼성과 달리 공격이 매끄럽게 전개되지 않았다. 김혜성을 대신해 선발 2루수로 출전한 김태진은 6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김수환(7타수 무안타)과 김준완(5타수 무안타)도 무안타에 머물러 김혜성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