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이 입단해 지금까지 성장해온 과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노력으로 정신적·기술적인 부분들이 만들어진 선수다. 그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축하해주고 싶다."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이 '20-20 유격수' 오지환(32)에게 다시 한번 축하를 전했다.
오지환은 1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6회 시즌 20번째 도루에 성공했다. 올 시즌 23개의 홈런에 도루 20개가 더해지면서 개인 커리어 처음으로 20홈런 20도루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오지환 전까지 역대 20-20에 가입한 유격수는 이종범(1996·1997시즌) 강정호(2012시즌) 김하성(2016·2020시즌) 뿐이었다. LG 타자들 중에서는 송구홍(1992년) 김재현(1994년) 이병규(1999년)만이 해낸 일이다.
LG 유격수 계보로 오지환의 선배로 꼽히는 류지현 감독의 감회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당대 최고의 유격수 중 한 명으로 꼽혔던 류 감독도 20-20 달성은 이뤄내지 못했다. 대신 지도자로 오랜 시간 오지환과 함께하면서 20-20 유격수가 만들어지는 데 힘을 보탰다.
류 감독은 1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장타력과 스피드를 같이 겸비한 선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움직임이 굉장히 많이 필요한 유격수 포지션에 있는 선수인데 이를 1년 동안 유지해온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칭찬했다. 그는 "오지환이 입단해 지금까지 성장해온 과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다"며 "노력으로 정신적·기술적인 부분들이 만들어진 선수다. 그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축하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류지현 감독은 "오지환의 경우 프로 입단 동기 중 굉장히 좋은 선수들이 팀마다 있었다. 오지환과 포지션이 같았던 선수들도 지환이보다 좀 더 일찍 팀에 자리를 잡았다"고 떠올렸다. 류 감독의 말처럼 당시 대형 내야수 신인으로 분류됐던 안치홍·허경민·김상수 등은 대부분 빠르게 팀의 주전으로 자리 잡은 바 있다.
류 감독은 "지환이는 자리 잡아가는 시간이 좀 길었다. 다만 인제 와서 보면 동기 중 제일 활약하고 있는 선수가 오지환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말 부모님께 감사해야 하는 선수다. 오지환은 어렸을 때부터 '우리나라 선수의 몸이 아니다"라고 칭찬받았다. 고교 시절까지 전문적인 유격수 훈련이 부족했기에 시간이 좀 걸렸지만, 꾸준히 노력해온 부분에 대해서도 인정을 받는 시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