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기존 유·무선 통신 사업을 뛰어넘어 고객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를 바탕으로 비통신 사업 매출 비중을 절반 수준으로 확대하고, 10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포부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15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 플랫폼을 앞세운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황 대표는 "'너무 늦지 않았나' '통신회사가 할 수 있겠나'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백지 상황이 아니다. 통신이 가진 강점도 여전히 많다"며 "고객 중심의 플랫폼과 서비스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유플러스 3.0' 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2027년까지 비통신 사업 매출을 40%까지 키우고, 기업 가치는 12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라이프스타일·놀이·성장케어·웹 3.0을 플랫폼 신사업 4대 축으로 지목했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은 MZ세대가 주목하는 대표 키워드인 '구독'과 '루틴'에 초점을 맞춘다. 지난 7월 출시한 구독 서비스 '유독'이 대표적이다. 디지털화 수준이 낮은 통신 사업에서도 고객이 직접 설계하는 DIY 요금제 등을 선보인다.
유독의 초기 성과를 묻자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은 "아직 초기라 밝힐 수 있는 수치는 없지만 기대치에 부합하는 성과를 봤다"고 말했다.
향후 헬스케어·펫·여행 등 고객 수요가 몰리는 서비스와 연계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도 제휴 문의가 놀라울 정도로 몰리고 있다는 게 정 부문장의 설명이다.
놀이 플랫폼에 속하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는 자체 솔루션을 구축한 경쟁사와 다른 전략을 가져간다. 직접 뛰어들지 않고 OTT를 보기에 가장 적합한 IPTV로 진화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OTT로 인해 잠식되는 시장을 두려워하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고객 니즈에 맞게 OTT를 더 노출하고 더 편하게 즐기는 새로운 개념의 TV 플랫폼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케어 플랫폼은 영유아 서비스 '아이들나라'를 모바일 중심의 '키즈 OTT'로 업그레이드한다. 소통 가능한 학습 콘텐츠로 아이는 물론 부모도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 강사와 교보재 등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커머스 플랫폼도 구상 중이다.
스핀오프(조직 분사)도 필요에 따라 과감하게 추진한다. 황 대표는 "사업의 진척 상황에 따라 분사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런 것을 시도한다면 처음은 아이들나라가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 밖에도 차세대 기술 트렌드인 웹 3.0 대응 차원에서 고객의 플랫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자체 제작한 아이돌·콘텐츠 NFT(대체 불가 토큰) 방식의 보상체계를 기획하고 있다. 웹 3.0은 콘텐츠 소비와 창작에 소유권과 해킹 방지 개념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황현식 대표는 "수익성과 같은 내부적인 목표보다 고객 중심적인 서비스를 내놓으려고 하는 노력이 경쟁사와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