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재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한화가 5-1로 승리했고, 그는 시즌 6승(8패)째를 올렸다. 평균자책점도 3.85에서 3.68로 낮췄다.
경기 전 승부 예측은 '다윗과 골리앗'에 가까웠다. LG는 1위 SSG 랜더스를 2.5경기 차로 추격하는 2위였고, 한화는 9위와 12.5경기 차이 나는 최하위였다. 선발 매치에서도 올 시즌 다승 1위(15승) 평균자책점 5위(2.41) 승률 1위(0.882)였던 켈리의 무게감이 컸다.
더구나 LG는 지난해 한화전 11승 1무 4패(승률 0.733)에 이어 올해에도 10승 2패(승률 0.833)를 기록 중인 천적이었다. 공격력도 LG가 돋보였다.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리그 타율 1위(0.272) 득점 2위(642점) 홈런 2위(108개)를 기록 중이었다.
장민재의 침착한 피칭이 모두의 예상을 깨뜨렸다. 이날 그의 직구 최고 스피드는 시속 141㎞에 불과했으나, 노련함으로 승부했다. 직구(47구)와 거의 같은 비중으로 던진 포크볼(46구)이 LG 타자들의 범타를 끌어냈다. 투구 내내 아슬아슬한 위기가 이어졌지만, 실점은 막았다.
장민재는 1회 초부터 김현수와 채은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도루까지 허용해 2사 2·3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전날 결정적인 투런포를 쳤던 오지환을 상대로 7구 중 포크볼 6구를 던진 끝에 중견수 플라이를 유도했다. 2회부터 4회까지도 매 이닝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장민재의 포크볼이 예리하게 떨어졌다. 2회 이형종과 로벨 가르시아, 3회 채은성과 오지환에게서 삼진을 빼앗았다.
장민재가 LG 타선을 틀어막는 동안 켈리는 계속 흔들렸다. 한화는 5회 말 노시환과 하주석의 연속 적시타로 리드를 만들었고, 마이크 터크먼 타석에서 야수 선택과 김태연의 희생 플라이까지 더해지며 대거 4득점, 승기를 잡았다.
한화는 켈리가 내려간 후에도 허관회와 장운호의 안타와 이성곤의 희생플라이를 엮어 한 점을 더 달아났다. LG는 6회 말 정우람을 상대로 1점을 얻은 데 그쳤다.
이날 패배로 LG는 선두 SSG와 승차를 좁힐 기회를 놓쳤다. 전날 승리로 2.5경기까지 좁혔으나 에이스 켈리를 내고도 승리하는 데 실패했다. 시즌 77승 2무 47패를 기록한 LG는 정규시즌 18경기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