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9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2022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조별리그 B조 3차전(2단 1복식) 홈 팀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0-3으로 졌다.
1단식에 나선 홍성찬(467위·세종시청)이 스페인의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21위)에게 0-2(1-6, 3-6)로 졌다. 2단식에 출전한 에이스 권순우(74위·당진시청)는 '세계 랭킹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에게 역시 0-2(4-6, 6-7〈1-7〉)로 패했다. 마지막 경기인 복식에서는 송민규(복식 223위·KDB산업은행)-남지성(복식 234위·세종시청) 조가 마르셀 그라노예르스(복식 12위)-페드로 마르티네스(복식 76위) 조에 1-2(5-7, 6-3, 1-6)로 아쉽게 졌다.
데이비스컵 파이널스는 남자 테니스 세계 16강이 모여 치르는 국가대항전이다. 한국이 데이비스컵 파이널스에 진출한 건 1981년과 1987년, 2008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세 차례 대회는 16강부터 단판 승부로 진행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전적 3패를 포함해 파이널스 전적 6패를 기록, 아직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소득은 있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내용은 좋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 본선 16개 팀 중 전력이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파이널스 예선 홈 경기에서 오스트리아에 3-1로 승리, 이형택이 주축으로 뛰었던 2008년 이후 14년 만에 본선에 진출했다.
권순우는 지난 14일 세계 랭킹 13위 펠릭스 오제알리아심(캐나다)을 2-0(7-6〈7-5〉, 6-3)으로 꺾었다. 세계 랭킹 10위권 선수를 상대로 따낸 첫 승리였다.
19일 스페인전에서는 지난주 막을 내린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US 오픈에서 우승한 알카라스와 접전 끝에 졌다. 1-4로 뒤진 1세트 3-5까지 따라붙었고, 9번째 게임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하며 4-5 턱밑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자신의 서브게임인 10번째 게임에서 먼저 40점에 도달하고 결국 무너졌다. 2세트는 더 아쉬웠다. 6번째 게임까지 4-2로 앞서다 결국 타이 브레이크까지 허용했고, 결국 7점 중 1점을 따내는 데 그쳐 무릎을 꿇었다.
권순우는 "세계 1위를 상대로 좋은 경험을 했다"며 "나뿐만 아니라 모든 동료가 내년에도 파이널스에 진출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홈 팀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알카라스는 권순우에 대해 "어려운 상대다. 서브도 강하고, 볼 스피드도 빠른 스타일이며 경기를 주도적으로 풀어가는 좋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송민규-남지성 조는 지난 16일 세르비아와의 B조 조별리그 2차전 복식에서 2-0으로 승리, 한국 대표팀 선수로는 처음으로 데이비스컵 본선 복식에서 사상 첫 승을 따냈다. 2015년부터 짝을 이룬 둘은 13일 캐나다전, 19일 스페인전 모두 1-2로 석패했을 만큼 만만치 않은 경기력과 좋은 호흡을 선보였다. 홍성찬은 캐나다전 1단식에서 배식 포스피실(141위)에게 1-2(6-4, 1-6, 6-7〈5-7〉) 패배가 너무 아쉬웠다.
B조에서는 스페인, 캐나다, 세르비아가 나란히 2승 1패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이 최하위(3패)에 머물렀다. 8강은 매치 득실을 따져 스페인과 캐나다 외에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독일, 호주, 네덜란드, 미국이 진출했다.
권순우 등 대표 선수들은 이달 말 서울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코리아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