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은 2022~23시즌 신입 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로 키아나 스미스(23·1m76㎝)를 지명했다. 예견된 일이었다. 삼성생명은 2020년 부산 BNK, 부천 하나원큐와 삼각 트레이드로 2년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확보했다. 당시 삼성생명은 김한별을 BNK로 보냈다. 지난해 1순위로 포워드 이해란을 선택했고, 올해 스미스를 품었다.
스미스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한국인 어머니 최원선씨와 미국인 아버지 존 스미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WKBL은 부모 중 한 명이라도 현재 한국 국적을 갖고 있거나, 과거 한국 국적을 보유한 경우 동포 선수 신분으로 신인 드래프트 참가를 허용한다. 스미스는 7세 때 미국에 이민을 가 정착한 어머니를 뒀기 때문에 WKBL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할 수 있었다.
스미스는 2022년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4순위로 로스앤젤레스 스팍스에 지명됐다. 데뷔 시즌 11경기에서 평균 2.6점 0.8리바운드 0.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스미스는 스페인 등 유럽 진출, 미국 3X3 국가대표팀 제의를 받았지만, 한국행을 선택했다. 삼성생명에서 활약한 뒤 귀화 절차를 거쳐 태극마크를 달 계획도 갖고 있다.
스미스는 선발회에 앞서 진행된 콤바인에서 맥스 버티컬 점프(74.15㎝)와 ¾코트 스프린트(3.432초)에서 WKBL 역대 최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선발회 참가자들끼리 5대5 경기로 진행된 트라이아웃에서도 다른 선수들보다 한 수 위의 기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타 구단 관계자는 “스미스의 경기력이 압도적이었다”고 귀띔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스미스는 기존 팀원들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경기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연습하는 자세도 좋아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며 “훈련 후 결정해야 하겠지만, 스미스는 1번(포인트 가드)부터 3번(스몰 포워드) 포지션까지 소화할 수 있다. 주로 2번(슈팅 가드)과 3번으로 기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미스는 삼성생명의 천군만마가 될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시즌 평균 득점 6위(66.2점) 2점 슛 성공률 6위(42.8%) 3점 슛 성공률 6위(27.25%)에 그쳤다. 임근배 감독은 “스미스가 외곽에서 위력적인 슛 능력을 갖췄다. 트랜지션하는 과정에서 자신감 있게 점프업을 할 수 있다. 볼 컨트롤도 괜찮다”며 “삼성생명의 빠른 농구에 힘이 될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팬들은 스미스가 현재 WKBL에서 뛰고 있는 동포 선수인 김한별과 김소니아(인천 신한은행)와 맞대결에 기대하고 있다. 임근배 감독은 “스미스는 김한별, 김소니아와 다른 스타일의 선수”라면서도 “국내리그 첫 시즌만 놓고 비교해봤을 때 한별이 정도의 영향력은 발휘할 것”이라고 했다. 김한별은 프로 첫 시즌이었던 2009~10시즌 삼성생명 소속으로 32경기 평균 11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스미스는 신인이지만, 단번에 리그 경계대상 1순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적응이 관건이다. 임근배 감독은 “뚜껑을 열어 봐야 한다. 스미스의 실력이야 WNBA에서 뛰던 선수이니 국내 선수들보다 높겠지만, 적응을 먼저 해야 한다. 한국 농구 특유의 ‘매운맛’이 있다. 파울 콜 등에 민감한 선수는 아니지만,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적응을 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