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운영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고 사명을 변경해 새로운 항공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정부가 재무구조 개선을 선결과제로 제시할 전망이라 당장 재운항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이스타항공은 26일 '경영 혁신 방안 및 최근 현안에 대한 입장' 자료에서 "인적 구성의 쇄신으로 과거와의 고리를 끊으면서 동시에 경영 전문성 강화에 힘쓰겠다"며 "사명과 본사 소재지도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3월 기업회생절차가 종결돼 인수인이 회사의 경영권을 취득했다"며 "회생 과정에서 이전 대주주와 이상직 전 의원 관계 지분은 모두 무상 소각됐고, 이들은 단 한 주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자 '성정'은 대전·충청 기반의 기업으로, 이전 대주주와 전혀 관계가 없고 일면식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은 또 "성정은 인수대금 전액을 자체 조달했고, 인수대금 중 대주주와 관련돼 지출된 것은 단 한 푼도 없다"며 "회생법원의 엄격한 관리에 따라 1500여명의 근로자에 대한 체불 임금, 정리해고자 퇴직금 해결에 최우선으로 사용됐다"고 했다.
회사는 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고 판단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단호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과 전·현직 대표들은 2014~2015년 승무원 채용 과정에서 인사팀에 자격 기준에 못 미치는 특정 지원자들을 채용하도록 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는 과정에서는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최근 경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은 "전 경영진의 의도치 않은 실수가 국토부의 오해를 불러올 소지가 있었거나 부족함이 없었는지를 냉정히 돌아보겠다"며 "중단된 항공운항증명(AOC) 발급 절차가 재개될 수 있도록 국토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르면 내달 초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릴 예정이라 당장 이스타항공 비행기 운항이 재개되는 모습은 보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재무 건전성이 충분히 갖춰져야 한다는 판단이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