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토트넘) 역시 이강인(마요르카)의 결장이 안타깝다. 그러나 이를 발전의 계기로 만들라는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벤투호는 최종 모의고사인 9월 2연전을 1승 1무로 마쳤다.
이번 카메룬전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전 완전체가 치르는 마지막 경기였다. 일종의 월드컵 전 출정식 개념이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까를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경기 전에는 출정식이고 좋은 기분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욕심은 끝이 없지 않은가. 내가 어떻게 하면 더 도움 될지 돌려봤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다고 생각한다. 좋은 마음으로 소속팀에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만족을 표했다.
세간의 기대를 모았던 이강인은 이번에도 피치를 밟지 못했다. 경기가 잠시 중단된 후반 35분, 상암에 모인 팬들은 ‘이강인’을 연호했다.
손흥민은 “축구 팬들이 강인이의 모습을 보고 싶을 거로 생각한다. 나도 강인이를 선수로서 참 좋아하지만, 강인이만을 위한 팀은 아니지 않은가. 나와 팬들이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오직 감독님만이 할 수 있다. 어떤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너무 강인이한테 집중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강인이가 그런 걸 보면 ‘내가 경기를 뛰어야 하는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더 성숙해진다고 본다. 나도 그때 그 마음을 떠올려봤다. ‘분데스리가에서 잘하고 있는데, 경기 뛰어야 하는데, 뛰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했다. 강인이가 이를 통해 성장하고 더 좋은 선수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며 진심을 전했다.
9월 2연전에서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가 여럿 있다. 손흥민은 “못 뛴 선수들이 가장 슬프다. 사실 따뜻하게 안아주려고 노력했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얼마나 뛰고 싶었겠나. 실망감도 클 것이다. 어떤 위로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수비 핵심 김민재를 칭찬했다. 손흥민은 “민재도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축구 팬으로서 즐거움을 많이 주는 선수다. 민재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노력해서 카메룬 상대로 무실점으로 끝냈다. 너무 잘했다고 생각한다. 민재는 말할 게 있나. 나폴리 가서도 너무 잘하고 있다. 자신감 있는 모습이 경기장에서 나와 너무 뿌듯하다. 민재가 더 멋있고 좋은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며 엄지를 세웠다.
손흥민은 지난 23일 코스타리카전에서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넣었다. 6월 A매치에서도 2연속 프리킥 득점을 신고한 바 있다. 그가 날카로운 감각을 선보이자 영국 현지에서는 토트넘 프리킥을 손흥민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상황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최근에야 프리킥 성공률이 높은 것이다. 득점을 못 하기도 했다. 내가 찼다고 해서 들어가는 게 아니다. 자신 있는 선수가 차야 한다. 누가 정해주기보다 운동장에서 선수들끼리 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