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CJ그룹 회장 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가장 큰 목소리를 내며 재계를 대변하고 있다.
‘재계 원로’ 손경식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만나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한국과 중국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 자리에는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 문홍성 두산 사장, 정상빈 현대차 부사장, 최원혁 LX판토스 대표, 김원경 삼성전자 부사장,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등 각 기업의 고위 경영진도 참석했다.
손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이고 한국과 중국은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분야에서 뗄 수 없는 중요한 파트너다. 양국 교역 규모는 지난해 3000억 달러(432조원)를 넘어섰다”며 “한중 경제 협력은 기존 제조업을 넘어 신산업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함께 모색하고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이고 미래지향적 관계로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외삼촌이기도 한 손경식 회장은 CJ의 오너일가로 분류된다. 손 회장은 1990년대 CJ가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할 당시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CJ그룹의 초석을 닦는데 기여했다. 당시 30대였던 이재현 회장의 ‘경영 스승’이 바로 손 회장이었다.
CJ는 경총을 통한 대외적인 손 회장의 활동이 그룹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손 회장은 2018년부터 3연임하며 경총 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대한상의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손 회장의 보폭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손 회장은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자격으로 6개 경제단체장을 만났을 때 손 회장은 최태원 회장과 함께 윤 대통령의 양옆에 자리하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열렸던 한일 민간교류 최대 행사인 한일축제한마당에서 손 회장은 실행위원장 역할을 맡았다. 지난 22일에는 유럽의회 상임위원회 산업·연구·에너지위원회 대표단을 만나는 등 각국 단체와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개정안)’에 대한 경영계의 반대 의견을 국회 측에 가장 먼저 전달하기도 하는 등 정치권에도 입김을 불어넣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노조가 불법 쟁의행위를 하더라도 사용자와 노조가 조합원에게 손해배상청구·가압류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제도다.
손 회장은 “노란봉투법은 불법 쟁의행위까지 면책하는 것으로 헌법상 기본권인 사용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해 우리 헌법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