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디 베어’ 김주형(20)이 만 20세 3개월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승을 달성했다. 김주형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서머린(파71·7255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총상금 80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이날 끝난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 5타를 줄인 김주형은 최종 합계 24언더파 260타로 공동 2위 그룹을 3타 차로 제쳤다.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했던 세계랭킹 4위 패트릭 캔틀레이를 승부처에서 압도하는 침착함이 돋보였다.
김주형은 이로써 1996년 루키 시즌에 만 20세 9개월의 나이로 2승째를 올렸던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26년 만에 21세 이하의 나이로 2승을 올린 선수가 됐다. 72홀 보기 없는 플레이로 우승한 건 PGA 투어에서 김주형이 역대 세 번째로 기록됐다.
미국 현지에서도 김주형은 우즈의 뒤를 이을 만한 대형 스타 재목으로 보고 있다. 우승 직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우승자 김주형의 인터뷰를 정리했다.
-1996년 타이거 우즈 이후 처음으로 21세 이전에 2승을 한 선수가 되었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 “굉장하다(amazing). 몇 달 전만해도 난 여기에 정식 회원도 아니었는데, 이제는 두 번째 우승을 하고 여기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나의 우상인 타이거 우즈의 기록과 비교가 되고 있는 내 자신이 믿을 수가 없다. 정말 영광이고, 나의 꿈이 현실이 되고 있는 기분이다.”
-지난 몇 개월간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어떤 의미가 있나. “믿을 수가 없는 일들이 눈깜짝할 사이에 벌어졌다. PGA 임시 회원이 되고,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서 시합을 했고, 프레지던츠컵에서 뛰었다. 그리고는 오늘은 두 번째 우승을 했다. 정말 굉장하다. 그저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했을 뿐이다. 그리고 이 바쁜 시기를 즐기려고 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그리고 계속 우승하면 좋겠다.”
-임성재, 김시우, 이경훈 등이 축하해주던데. “정말 좋았다. 그들은 친형이나 다름없는 사람들이다. 나를 위해 18번 그린에서 기다려줘서 정말 고마웠다. 형들이 있는 건 정말 특별하고 감사한 일이다. 나에게 축하한다고 말해줬고, 빡빡한 일정인데도 잘 이겨냈다고 해줬다.”
-처음 경기하는 코스에서 보기 없이 우승했다. “주초에 감기 기운이 있어서 연습 때 하루 9홀만 돌 수 있었다.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코스를 파악하고 연습하려고 했다. 그때 코스가 나와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코스가 눈에 잘 들어왔고, 연습 때 집중해서 전략을 짰던 것 같다.”
-오늘 경기가 마치 패트릭 캔틀레이와의 매치 플레이 같았다.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마치 프레지던츠컵에서 싱글 매치를 하는 기분이 들긴 했지만, 그런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 작년에 (임)성재 형이 마지막 날 9언더파를 치고 우승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내 게임 플랜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그 결과 우승을 할 수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4라운드 후반 라운드에 다시 공동 선두가 되었는데, 그때 부담이 되지는 않았나. “패트릭 같은 선수와 경쟁을 할 때는 두 타의 리드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래서 내 게임 플랜에 집중하자고 계속 말했다. 내 옆에 조(캐디)가 있어서 든든했다. 게임 도중에 계속 나의 이점에 대해 알려줘서 차분히 게임을 할 수 있었다. 마지막 홀에서 운이 나에게로 왔던 것 같다. 패트릭은 이번 주에 정말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내가 마지막에 운이 좋았을 뿐이다.”
-타이거 우즈가 첫 우승을 라스베이거스해서 했다. 우즈는 커리어 첫 우승을 생각보다 오래 걸려 7~8번째 대회 만에 했다고 말했다. 당신은 투어에 왔을 때 어떤 생각이었나. “난 그저 PGA 투어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 목표였다. 운이 좋아서 일찍 우승을 했고,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빠른 성공이 당신에게 어떤 동기부여를 주는지? 앞으로 메이저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목표, 혹은 타이거 우즈처럼 계속 우승을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나. “아직 약점도 많고, 가다듬어야 할 것이 많다. 여기에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 그간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여기에는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있고, 난 아직 갈 길이 멀다.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저스틴 토머스 같은 선수들과 비교하면 난 이제 시작이다. 난 그저 열심히 연습할 뿐이다.” 이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