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 USA투데이=연합뉴스 26번째 코리안 메이저리거 배지환(23·피츠버그 파이리츠)이 콜업 후 첫 시즌을 마감했다. 짧았지만,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배지환은 올 시즌 처음으로 메이저리그(MLB)에 콜업됐다. 트리플A에서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타율 0.289 OPS(출루율+장타율) 0.792로 활약한 덕분에 시즌 막판 기회를 얻었다. MLB에서 33타석에 섰는데, 성적이 준수했다. 타율 0.333 출루율 0.405 OPS 0.830에 3도루로 콘택트와 빠른 발을 모두 보여줬다. 연달아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유망주 평가에서 80점 만점에 70점을 받은 주루 능력을 증명했다.
배지환은 콜업 순간에 대해 “콜업 상황을 찍은 동영상이 꽤 유명해졌다. 감독님이 경기 전 미팅 때 MVP(최우수선수)상을 주셨고 경기 후 구단이 주신 기념 반지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선수단에 ‘원래 다른 선수들과 함께 나중에 주려 했는데 오늘 주겠다. 왜냐면 이 친구는 오늘 빅리그에 가기 때문’이라고 발표하셨다. 동료들이 정말 많이 축하해준 것이 기억난다”고 떠올렸다.
배지환은 “PNC파크 자체는 2020년 택시 스쿼드(코로나19 확진 등 선수단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예비 인원)로 있을 때 구경해봐 낯설지 않았다. 그런데 상대 팀에서 아담 웨인라이트, 야디에르 몰리나, 알버트 푸홀스 등 '레전드'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들을 향한 팬의 환호를 보면서 '여기가 정말 빅리그구나' 싶었다”고 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이 지난 5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경기에 출전해 1루에서 3루까지 뛰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그를 반겨준 건 절친했던 오닐 크루즈다. 크루즈는 키 2m1㎝, MLB에서 가장 빠른 송구 속도를 자랑하는 거구의 유격수다. 배지환과 함께 성장했고, 2·3루 수비를 소화하는 그와 내야 파트너로도 합을 맞췄다. 배지환은 “빅리그 선수단 상당수가 아는 선수들이고 대부분이 나와 연차가 비슷한 루키였다. 친구들과는 야구장 밖에서 ‘이제 우리가 이기는 야구를 하자’는 말을 많이 나눴다”며 “크루즈는 내가 콜업됐을 때 ‘Finally(드디어)…’라며 콜업을 축하해준 게 기억난다”고 했다.
배지환은 "팀이 나에게 최대한 많은 출루와 여러 수비 포지션 소화를 기대했다고 생각한다. 짧은 기간이지만 다양한 포지션(2루수 4경기, 중견수 5경기, 좌익수 1경기)에서 뛰었고 출루율도 나쁘지 않아 만족스럽다"며 "도루 실패가 없던 것도 고무적이다. 사실 포수가 누구인지보다 스타트를 결정하는 투수와 상황에 맞게 시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 부분에서 실수없이 움직였던 게 가장 만족스럽다"고 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피츠버그는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배지환은 “플레이 스타일상 부상을 달고 사는 게 숙명이다. 1년 내내 몸 관리를 잘해서 한결같이 허슬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몸 관리에 집중하고 싶다. 나다운 야구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