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PO 1차전에서 4-8로 패했다. 간신히 동점을 만들었지만, 불펜진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두 투수가 무너졌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86.7%(2000년 양대리그 제외·30차례 중 26회)다. KT가 극복해야 할 숫자다.
KT는 키움 선발 투수 안우진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6회까지 3안타에 그쳤다. 득점권(2·3루) 출루는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운이 따랐다. 88개밖에 던지지 않은 안우진이 손가락 물집 탓에 7회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것. KT는 박병호가 바뀐 투수 김태훈을 상대로 선두 타자 홈런을 쳤고, 심우준이 주자 2명을 두고 좌전 2루타를 치며 3-4, 1점 차로 추격했다. 8회는 강백호가 양현을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치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분위기가 KT 쪽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8회 순식간에 경기 흐름이 기울었다. 7회 말 실점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김혜성과 야시엘 푸이그를 잘 잡아냈던 셋업맨 김민수가 갑자기 무너진 것. 1사 1루에서 김휘집과 송성문에게 각각 볼넷과 안타를 허용하며 재역전을 내준 것.
KT 벤치는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투입한 것. 안우진이 등판한 경기에서 승리할 기회였기 때문이다.
결과으로 패착이 됐다. 김재윤은 김준완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한 뒤 임지열에게 우월 투런 홈런까지 맞았다. 4-8, 4점 차로 리드가 벌어졌다. 결국 만회 득점 없이 패했다.
김재윤은 지난 11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도 동점 희생플라이, 끝내기 적시타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김민수는 김재윤보다 더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주던 투수인데, 이날 경기에서 흔들리며 이강철 감독에게 더 큰 고민을 안겼다.
KT는 후반기 허리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줬던 이채호와 주권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그래서 막판까지 이어간 정규시즌 순위 경쟁에서 김재윤과 김민수의 등판이 많았다. 그 여파가 준PO 1차전에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