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13일 손혁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를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기나긴 리빌딩 작업에도 성과를 거두지 못한 한화 이글스가 손혁 신임 단장을 선임했다.
한화는 지난 13일 기존 정민철 단장과 3년 계약 만료 후 재계약하지 않고 대신 손혁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를 단장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손혁 단장은 SK 와이번스, 키움 히어로즈 투수 코치를 거쳐 지난 2020년 키움 감독으로 부임했던 인물이다. 당시 성적 부진을 이유로 시즌 중 자진 사퇴했다. 지난겨울 한화가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로 그를 영입했고, 1년을 함께해본 후 새 단장으로 그를 선택했다.
손혁 단장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한화는 고향 연고팀이다. 단장은 감독과 함께 팀에 가장 중요한 보직이다. 맡게 돼 영광이다.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발표 이틀 전에 이야기를 들었다. 코디네이터로 1년 동안 지내면서 감독님, 코치님들과 대화를 나눠왔기에 현장, 프런트와 소통이 잘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화는 2008년부터 올 시즌까지 15시즌 중 가을야구에 단 한 번(2018년)만 진출했다. 최근 3년 동안에는 리빌딩에 집중했지만, 여전히 1군 선수단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했다. 올 시즌 승률이 0.324로 리그 최하위는 물론 팀 창단 후 최저 승률 2위, 최다패 1위(96패)를 기록했다. 결국 내년 과제도 '다시' 리빌딩이다.
성과에 쫓길 수 있지만, 손혁 단장은 팀의 가능성을 믿었다. 손 단장은 “선수의 약점만 자꾸 찾으려 하지 않겠다. 우리 팀의 강한 면부터 찾아서 정리하려 한다"며 "항상 선수에게 '우리가 약하다, 부족하다'고 얘기하면 있는 강점만 사라진다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가령 한화는 드래프트를 통해 좋은 투수 자원을 많이 모았다. 이들을 바탕으로 투수 쪽을 안정화시키면 한 번에 승기를 내주던 경기들이 사라질 것”이라며 “투수들을 최대한 빨리 육성해 자리잡게 하겠다. 최근 2~3년 동안 리빌딩의 성과가 없다고 보실 수도 있지만, 여러 젊은 선수들을 써보면서 조금씩 키울 수 있는 자원들을 정리해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가 3일 대전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 프로 첫 승을 거뒀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는 올 시즌 선발진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 두 명이 호투하고 김민우가 14승을 거뒀다. 그러나 올 시즌 교체 선수를 포함해 외국인 선수 네 명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했다. 김민우도 전반기 흔들리며 선발진의 축을 지키지 못했다. 대신 가능성을 보여준 자원들이 있다. 손혁 단장은 "올해 남지민과 문동주처럼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이 자리잡으면 점점 안정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지민은 2승 11패 평균자책점 6.37로 부진했으나 시속 150㎞ 강속구를 던졌고, 5이닝 이상 투구 8경기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문동주 역시 시속 150㎞대 중반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마지막 3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으로 호투했다. 시즌 성적표만으로 이들에 대한 기대를 낮추지 않는 이유다. 손 단장은 "작년 재작년에 비해 선발 투수로 기용할 수 있는 한두 명의 선수를 발굴해낸 것은 아주 긍정적이다. 그 경험을 토대로 이 선수들의 등판 횟수나 투구 수 한계를 예상할 수 있게 됐다"며 "타선에서도 김인환, 유상빈 등이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