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손자회사인 한정판 리셀 플랫폼 '크림'의 수수료 인상 폭이 가파르다. 올해 들어 판매와 구매 수수료만 다섯 차례 올리면서 이용자 사이에 "부담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크림은 수수료 무료 정책과 함께 경쟁 플랫폼인 무신사와의 이른바 '가품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리셀 플랫폼 업계 선두권에 섰다. 그러나 잇따른 수수료 인상으로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서면서 향후 성장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크림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다음 달 1일부터 구매 수수료를 3%로 인상 조정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까지 무료였던 구매 수수료는 4월 1%에서 시작해 야금야금 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6월과 10월 또 한 번 수수료 조정을 한 뒤 현재 3%에 이르렀다. 판매 수수료도 마찬가지다. 구매 수수료처럼 무료로 출발했으나, 지난 8월 1%로 수익 창출을 시작했고 내달 1월에는 1.5%로 올린다고 했다. 최근 반년 사이 판매와 구매 수수료를 통틀어 다섯 차례나 인상한 셈이다. . 업계는 크림이 수익화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크림의 올 상반기 총 거래액은 7200억원으로 2021년까지 누적 GMV(총거래액) 8000억원의 90%를 달성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크림의 월간활성사용자 수(MAU)는 8월 기준 약 100만명이다.
외연은 확대했으나, 적자 폭은 커지고 있다. 크림은 2021년 연간 매출 33억원, 당기순손실 889억원을 기록했다. 검수 시설 확장 및 차입금 증가로 올해도 넉넉한 상황은 아니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크림의 2022년 연간 예상 매출액은 580억원으로 연내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크림이 올해 들어 지속해서 수수료를 상향 조정하는 배경이다.
문제는 크림 이용자들이 수수료율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크림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한 사용자는 "올해 초만 해도 무료였는데, 점차 큰 폭으로 늘더라. 구매 수수료 최대 3%는 솔직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앞으로 현재 무료로 진행 중인 검수비까지 받게 된다면, 크림에서 구매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리셀 시장 여건도 녹록하지 않다. 나이키코리아는 지난달 2일부터 재판매 목적의 구매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나이키 측은 재판매를 위한 목적으로 제품을 살 경우 소비자 계정에 판매 제한이나 주문 취소, 환불 또는 반품 거절 등의 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한정판 리셀 플랫폼인 크림에서 스니커즈는 전체 매출의 약 절반 수준이다. 그중에는 인기있는 브랜드인 나이키 비중이 작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크림의 고속성장 배경은 결국 무료 수수료였다. 기업의 존재 목적이 이윤이기 때문에 유료화가 당연하지만, 이용자 관점에서는 인상 속도가 다소 가파르다는 인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네이버 크림 관계자는 "무료 수수료 정책을 2년 간 유지한 끝에 올해 4월부터 인상을 하게 됐다. 일부 이용자께서 부담을 느끼실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다만, 크림의 수수료가 동종 업계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낮은 수준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 1위 리셀 플랫폼으로 분류되는 스타엑스는 약 8~10% 구매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