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롯데 자이언츠 팬이라면 누구나 다 알 ‘외국인 팬’ 고(故) 캐리 마허의 생전 모습과 그의 입덕 과정이 다큐멘터리 영화 ‘죽어도 자이언츠’에서 공개된다.
이동윤 감독은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죽어도 자이언츠’ 언론 시사회에서 “고 캐리 마허 교수님의 이야기는 영화에서 큰 분량을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고 캐리 마허 교수는 2008년 처음 사직야구장에 등장했다. ‘외국인 팬’이라는 이름이 적힌 유니폼은 롯데 자이언츠 팬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됐고,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지난 8월 세상을 떠나기까지 많은 프로야구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이 감독은 “고 캐리 마허 교수님은 우리 영화에 출연하기 전에도 롯데를 대표하는 팬으로 다들 인식을 하고 있었다. 때문에 고인이 왜 롯데를 좋아하게 됐는지, 어떻게 해서 롯데를 좋아하게 됐는지를 영화에서 꼭 설명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섭외는 지난 3월에 이뤄졌다. 이 감독은 “촬영을 하는데 교수님이 너무 좋아했다. ‘이 영화가 극장에 걸리면 나도 이제 배우가 되는 건가? 스타가 되는 건가?’ 그런 이야기를 하면 좋아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고 털어놨다.
이어 장례식을 떠올리며 “장례식에 내가 ‘죽어도 자이언츠’ 스틸을 뽑아서 들고 갔다. 입구에서 롯데 자이언츠 응원가가 나오더라. 교수님이 그렇게 해달라고 상주님들한테 부탁을 했더라고 하더라. 정말 교수님답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슬프고 괴로웠다. 영화를 만들며 제일 슬프고 괴로웠던 순간을 꼽자면 그때였던 것 같다. 하늘에서라도 영화를 보고 계셨으면 한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한국 프로야구 출범과 역사를 함께했으나 1992년 이후 30년째 우승이 없는 롯데 자이언츠와 ‘구도’(球道)라 불리는 부산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죽어도 자이언츠’는 오는 2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