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LG 박해민, 이형종, 이재원. IS 포토 LG 트윈스가 2년 연속 외국인 타자 없이 포스트시즌(PS)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LG가 교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저스틴 보어는 32경기에서 타율 0.170으로 부진했다. 결국 준플레이오프(PO)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올 시즌 역시 외국인 타자 악몽에 시달리며 교체를 단행했다. 로벨 가르시아를 새롭게 데려왔지만 이번에는 시즌 후반 아예 고국으로 돌려보냈다. 가르시아가 39경기에서 타율 0.206로 부진하자, 류지현 LG 감독은 "국내 내야수들에게 힘을 더 실어주고 싶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LG는 최근 몇 년간 마운드의 높이가 좋았다. 타선의 뒷받침이 그래서 중요하다.
올해 LG에는 외국인 타자의 공헌도가 거의 없었다. 그래도 타선이 지난해보다 강해졌다. 지난해 백업 야수로는 이성우와 김용의, 구본혁, 정주현, 장준원, 손호영, 이영빈, 안익훈 등이 포함됐다. 문보경과 문성주 등 포스트시즌을 처음 치르는 선수만 5명이었다. 또한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이가 컸고, 특히 공격에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적었다. 문보경과 문성주가 데뷔 첫 PS에서 타율 0.462, 0.273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 주전으로 나설 정도였다.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올 시즌은 다르다. 데뷔 첫 PS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가 '잠실 빅보이' 이재원과 '제3의 포수' 김기연, 두 명뿐이다.
그만큼 LG 야수진이 두터워졌다. 올 시즌 LG는 팀 타율 3위(0.269, 1위 KIA 타이거즈 0.272) 홈런 3위(118개, 1위 SSG 랜더스 138개) 장타율 2위(0.396, 1위 KIA 0.398) 출루율 2위(0.346, 1위 KIA 0.349) 도루 2위(102개, 1위 KIA 103개) 등 공격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에 포진했다. 전체적으로 타선에 힘이 생겼다.
정시종 기자 올해 PS 엔트리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쇄골 골절로 PS에 결장한 오지환이 홈런 4위(25개) 중심 타자로 돌아왔다. 4년 총 60억원을 투자해 외부 FA(자유계약선수) 박해민을 영입, 수비 및 작전 야구가 강화됐다. 올 시즌 주축 선수로 발돋움한 신예 문보경과 문성주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이 좋은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예년보다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이가 줄어들었다. 타선이 강화됨에 따라 경기 중후반 벤치의 대타 및 대주자 투입 등 다양한 옵션 활용이 가능해졌다. 적재적소에 투입하면 득점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백업 외야수 이재원은 정규시즌 홈런 13개를 쏘아 올렸다.
우타자 이형종의 PO 엔트리 승선도 호재다. 정규시즌 부상 여파로 타율 0.264에 그쳤지만, PS 10경기에 나선 경험이 있다. 특히 이형종은 좌투수 상대 통산 타율이 0.321로, 우투수(0.265)보다 훨씬 높다. 왼손 투수를 겨냥하는 스페셜리스트로 투입할 수 있다. 이형종을 지명타자로 활용하고, 경기 중·후반 대타 카드로도 기용이 가능하다. 올 시즌 대타 타율은 0.385(13타수 5안타)로 높다.
류지현 감독은 "이형종이 합류한 것이 큰 힘이 될 것 같다. 합류 가능성을 50대50으로 봤는데"라며 "이형종의 합류로 선택지가 다양해졌다"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