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프로축구 K리그1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이청용(34·울산 현대)이었다. 울산을 17년 만에 리그 정상으로 이끈 이청용이 K리그1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4일 서울 강남구 양재동의 더케이호텔에서 ‘하나원큐 K리그 2022 대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감독(30%), 주장(30%), 미디어(40%)의 투표를 종합해 부문별 수상자를 선정했다.
MVP 수상의 영예는 이청용에게 돌아갔다. 이청용은 감독 6표·주장 6표·미디어 59표를 받아 환산 점수 50.34점으로 왕좌에 올랐다. 함께 후보에 이름을 올린 신진호(포항 스틸러스·19.4점), 김대원(강원FC·15.86점), 김진수(전북 현대·14.4점)를 크게 앞섰다.
2020년 유럽 생활을 마친 이청용은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그가 택한 팀은 ‘우승’에 갈증이 있던 울산. 이청용은 지난 두 시즌 간 울산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으나 팀은 오랜 염원을 이루지 못했다. 매번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지며 ‘맞수’ 전북 현대에 우승을 내줬다.
이번에는 달랐다. 올 시즌 울산은 지난 3월 6일 1위에 오른 후 한 번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17년 만에 K리그 정상에 올랐다. 이청용은 울산 우승에 크기 기여했다. 그는 35경기에서 출전해 3골 2도움을 올렸다. 기록은 돋보이지 않지만, 패스 축구를 추구하는 울산에서 빌드업의 중추 역할을 맡았다. 또한 이청용은 주장으로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등 큰 영향을 끼쳤다. 울산이 MVP 후보로 이청용을 내세운 이유다.
K리그 최고의 별이 된 이청용은 “이렇게 큰 상을 받는 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MVP 후보에 함께 올랐던 신진호, 김대원, 김진수에게 박수를 부탁했다. 또 그는 "내 마음속 MVP는 원상이(울산 공격수 엄원상) 너야"라고 후배를 응원하며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 팬들을 위해 경기장 안에서도, 밖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잘하겠다. 1년간 고생하신 감독님, 부족한 주장을 잘 도와준 팀원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청용은 “울산이 우승할 수 있었던 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즘같이 어려운 시대에 어려움을 겪는 많은 분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7년 만의 울산의 리그 제패를 이끈 홍명보 감독이 2022시즌 K리그1 감독상을 받았다. 홍 감독도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12개 팀 감독과 주장 중 각각 10인이 그를 선택했다. 홍 감독은 환산 점수 80점으로 2위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10.86점)에 크게 앞섰다.
홍명보 감독은 "우승을 확정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할 분들에게 모두 전했다. 오늘은 특별히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플레이어상은 양현준(강원FC)의 차지였다. 양현준은 100점 만점 중 환산 점수 86.55를 기록하며 강성진(FC서울·4.57점), 고영준(포항·6.03점), 황재원(대구FC·2.84점)을 제쳤다. 2021시즌 프로에 데뷔한 양현준은 이번 시즌 36경기에 출전해 8골 4도움을 올리는 등 강원의 공격을 이끌었다.
2022시즌 K리그1 베스트11 골키퍼는 조현우(울산)다. 수비진에는 김진수, 박진섭(이상 전북), 김영권, 김태환(이상 울산)이 이름을 올렸다. 중원 라인에는 김대원(강원), 세징야(대구FC), 신진호(포항), 이청용(울산)이 뽑혔다. 최전방 두 자리는 나란히 17골을 넣어 득점 1·2위를 차지한 조규성(전북)과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의 몫이었다.
베스트11에 4명이 포함된 울산이 최다 배출팀으로 우뚝 섰다. 3명이 뽑힌 전북이 그 뒤를 이었다. 이청용(MVP·베스트11)과 조규성은(최다 득점상·베스트11) 2관왕을 달성했다.
K리그2 시상식은 광주FC가 싹쓸이했다. K리그2 역대 최단기간 우승을 이룬 광주는 베스트11에만 6명이 이름을 올렸다. MVP(안영규), 감독상(이정효), 영플레이어상(엄지성) 모두 광주에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