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경기를 펼쳤다. 키움 선발 이승호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2.11.05. 왼손 투수 이승호(23·키움 히어로즈)가 깜짝 호투로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키움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4차전을 6-3 승리로 장식했다. 1차전 승리 후 2·3차전을 모두 패했지만 4차전 승리로 2승 2패를 기록했다. 두 팀의 5차전은 장소를 옮겨 오는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다.
이날 키움은 '임시 선발'을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 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한 안우진이 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이탈한 탓이었다. 고심을 거듭한 홍원기 키움 감독의 선택은 이승호였다. 이승호는 2019년부터 2년 동안 선발 투수로 뛴 이력이 있다. 다만 지난해부터 불펜 비중이 높았고 올 시즌에는 53경기를 모두 불펜으로만 소화한 게 변수였다. 지난해 8월 25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이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 전 홍원기 감독은 "(이승호는) 올 시즌 계속 중간에서 공을 던졌기 때문에 투구 개수가 많지 않다. 스타트를 잘 끊어주고 공격적으로 투구한다면 총력전을 통해 좋은 승부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다만 중간 투수에게 맞게 준비해 투구 개수는 한계가 있을 거라"고 말했다.
선발 맞대결이 예정된 SSG 외국인 투수 숀 모리만도의 우세를 점치는 시선이 많았다. 이승호는 보란 듯이 예상을 뒤엎었다. 1회 말 1사 2루에서 최정의 빗맞은 타구가 우전 적시타로 연결, 선제 실점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2회와 3회를 연속 삼자 범퇴로 처리했다. 각각 이닝 투구 수가 6개, 10개에 불과했다.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는 투구 수 관리에 성공하면서 효과적으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이승호는 4회 말 선두타자 최정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한유섬과 후안 라가레스, 박성한을 연속 범타 처리해 이닝을 마쳤다. 홍원기 감독은 6-1로 앞선 5회 초 이승호를 양현으로 교체했다. 키움은 이승호가 마운드에서 버티는 사이 타선이 폭발했다. 3회에만 6안타를 집중시켜 대거 5득점 했다. 그 사이 모리만도가 2와 3분의 1이닝 9피안타 6실점(5자책점)하고 강판당했다.
4차전을 패할 경우 사실상 KS 우승이 쉽지 않을 수 있었다. 벼랑 끝에 몰렸던 키움을 구원한 건 '임시 선발' 이승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