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최주환. 고척=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SSG 랜더스는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 연봉 구단'이다. 올해 팀 연봉이 227억 400만원에 달한다. 주전 타자들만 봐도 저연봉 타자를 찾기 힘들다. 1번 타자 추신수(27억원)를 시작으로 최정(12억원)-한유섬(24억원)-최주환(6억 5000만원)-이재원(10억원)이 모두 고액 연봉을 받는다.
추신수와 최정의 성적은 빼어나다. 정규시즌에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두 사람은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4경기에서 각각 타율 0.353과 0.571을 기록 중이다. 추신수는 리드오프 임무에 맞게 출루율 0.476을 기록 중이다. 최정은 한 발 더 나가 '타격의 신'이 들린 수준이다. 기회만 되면 적시타를 치고, 후반 승부처가 되면 키움 투수들이 아예 피해간다.
그러나 다른 고액 타자들은 아직 제 역할을 못 해주고 있다. 특히 하위 타선으로 출전 중인 최주환과 이재원은 아직 첫 안타조차 때리지 못하고 있다. 2020시즌 종료 후 4년 최대 42억원에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와 계약했던 최주환은 두산 베어스 시절 공격력을 갖춘 2루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타율 0.211 9홈런에 그쳤다.
KS에서는 더 안 좋다. 4차전까지 마친 최주환의 타율은 여전히 0.000이다. 상대가 왼손 투수를 선발로 예고한 3·4차전 때는 아예 오른손 타자 오태곤이 선발로 기용됐다. 그런데도 4차전 9회 2사 만루 기회에서 오른손 투수 최원태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팀의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다.
이재원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8시즌 종료 후 4년 69억원 계약을 맺고 잔류했던 그는 4년 내내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올 시즌 성적도 타율 0.201 4홈런 28타점에 불과했다. 전성기 3할 타율이나 100타점을 기록하던 '공격형 포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KS에서도 마찬가지다. 잘 맞은 타구조차 만들지 못했다. 희생 번트 2개가 그가 이번 KS 타석에서 해낸 유일한 성과다.
이재원은 수비에서도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열렸던 KS 4차전 경기에서 첫 승부처는 2회 말이었다. 선발 숀 모리만도는 키움의 연속 번트 시도에 흔들렸고, 결국 신준우에게 기습 번트 적시타로 1실점을 내줬다. 마스크를 썼던 이재원은 홈 베이스 근처에 서 있었지만 베이스 커버도, 내야진 지휘도 하지 않고 지켜보고만 있었다. 물론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고, 이재원의 플레이와 관계 없이 실점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 그러나 베테랑 포수답지 않은 플레이였던 점은 분명했다.
두 사람이 SSG와 맺었던 계약 총액은 111억원에 달한다. 상대 키움에서 같은 포지션으로 활약한 이지영(키움과 3년 19억원 계약)-전병우(연봉 7000만원) 몸값의 5배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