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주장이자 주축 공격수인 손흥민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출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사진은 9월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벌인 평가전 당시 경기 후 손흥민이 그라운드를 돌며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는 모습. 고양=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단 1%의 가능성만 있다면….”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은 대한축구협회(KFA)가 마련한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손흥민은 항상 대표팀 출전에 대한 의지와 열망을 보여줬다. 이전에도 부상을 당했는데, 경기에 출전하려 했던 경험이 있다. 손흥민은 대표팀에 선발될 것이지만, 침착하게 분석하면서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고 10일 말했다. 벤투 감독이 손흥민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손흥민(30·토트넘)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출전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9일 오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난 한 주 동안 받은 응원과 격려에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를 위해 뛰는 건 축구선수로 성장하면서 꿈꾸는 일이다. 나는 이 꿈을 지금까지 변함없이 갖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손흥민은 “지난 2년여 시간 동안 (코로나로 인해) 여러분이 참고 견디며 써오신 마스크를 생각하면 월드컵 경기에서 쓰게 될 저의 (안면 보호용) 마스크는 아무것도 아니다. 단 1%의 가능성만 있다면 그 가능성을 보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앞만 보며 달려가겠다.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월드컵 대표선수가 되기 위해”라며 처음 공식 입장을 전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이자 주축 공격수인 손흥민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출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일 UCL 경기 도중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는 손흥민의 모습. [AP=연합뉴스] 손흥민은 지난 2일 마르세유(프랑스)와 벌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원정 경기 도중 눈 주위를 다쳤다. 상대 수비수 찬셀 음벰바와 공중볼 경합을 하다가 착지하는 도중 음벰바의 어깨에 왼쪽 눈 부위를 부딪쳤다. 손흥민은 전반 29분 교체됐다. 교체 당시에도 얼굴이 부어올라 있었다. 다음 날 토트넘은 “손흥민이 골절로 수술한다”고 전했다.
현지시간 4일 수술대에 오른 손흥민은 눈 주위 네 군데 골절상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는 회복 날짜를 하루라도 더 벌기 위해 수술을 하루 앞당겼다. 사람마다 편차가 있지만, 안와 골절 수술은 회복 후 치료까지 4주 이상이 소요된다. 수술 후 영국 런던의 집에 머물며 회복 중인 손흥민은 안면 보호용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월드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직접 드러냈다.
이상윤 축구 해설위원은 “‘손흥민처럼 대표팀에 강한 애정을 가진 선수가 앞으로 또 나올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환 축구 해설위원도 “그동안 손흥민이 보여준 대표팀에 대한 진정성과 열정은 모두가 다 알 정도이지 않나. 대표팀에 대한 애정과 월드컵 출전의 의지가 강했던 게 (부상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이자 주축 공격수인 손흥민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출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사진은 9월 27일 카메룬과 평가전 당시 손흥민의 모습. [사진 대한축구협회] 손흥민은 ‘태극전사’에 대한 자부심을 소중하게 여긴다. 국내에서 A매치 경기가 있으면 유럽을 오가는 긴 비행거리를 마다치 않았다. 해외 매체에서도 손흥민의 긴 비행거리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환 해설위원은 “손흥민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일정에 조금 무리를 하더라도 대표팀에서 뛰는 걸 좋아했다. 대표팀에 발탁되는 것을 정말 중요하고 감사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정우영(알 사드)은 대표팀 소집 중 인터뷰에서 “주장인 손흥민의 입장에선 월드컵 출전 의지가 강할 것이다. 공감한다. 빠르게 회복해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표팀에서 손흥민의 존재는 매우 큰 자리를 차지한다. 피치를 누비는 것만으로도 상대에 위협적이다. 손흥민의 ‘마스크 투혼’ 예고에 대표팀 선수들도 ‘태극전사’에 대한 의미를 다시 되새길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상윤 해설위원은 “손흥민의 투혼은 다른 선수들에게 태극마크에 대한 큰 자극제가 된다. 대표팀 동료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이자 주축 공격수인 손흥민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출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사진은 9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벌인 평가전 당시 골을 성공시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손흥민의 모습.. 상암=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관건은 경기력이다. 벤투 감독과 KFA는 오는 12일 발표할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에 손흥민을 우선 포함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는 24일 우루과이전이다. 28일 가나, 12월 3일 포르투갈과 맞붙는다. 손흥민의 부상 회복이 ‘시간과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만일 월드컵 무대에서 뛰더라도 최상의 컨디션이 아닐 수 있다.
이상윤 해설위원은 손흥민의 월드컵 플레이를 예상하며 “축구가 격한 스포츠이지 않나. 위축된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환 해설위원도 “시기적으로 보면 초반 경기는 뛰지 못할 것 같다. 경기력이 잘 발휘됐으면 좋겠는데, 너무 큰 부상”이라고 우려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 이탈에 대한 다른 계획은) 현재 상황에서 준비한 건 없다. 먼 미래의 얘기다. 생각할 타이밍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