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황태자’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표팀 주축 공격수 자격을 증명할 수 있을까.
황의조는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핵심 공격수다. 2018년 8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줄곧 황의조를 ‘원톱’ 또는 ‘투톱’으로 기용했다. 황의조는 개인 통산 A매치 16골(49경기) 가운데 벤투 감독 체제에서만 15골을 터뜨리며 기대에 응답했다. 올해 유럽파가 소집된 열 번의 A매치에서는 아홉 번 경기에 출전했다.
문제는 황의조의 골 감각이 무뎌졌다는 점이다. 황의조는 9월 A매치 2경기에서 모두 득점이 없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손흥민과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공격 포인트 없이 후반 33분 교체 아웃됐다. 카메룬전에선 후반에 교체 출전했다가 약 10분 만에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다시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황의조는 소속팀에서도 부진을 겪고 있다. 황의조는 올 시즌 리그에서 5경기에 출전해 도움 1개만 기록하고 있다.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8명의 유럽파 가운데 가장 먼저 카타르 베이스 캠프에 입소했다. 불안한 소속팀 입지가 큰 영향을 끼쳤다. 올림피아코스는 14일 경기가 있었으나, 황의조는 출전 명단에서 제외돼 일정을 하루 앞당겨 카타르 행을 선택했다.
황의조가 거듭된 부진을 겪는 사이, 대표팀에선 조규성(전북 현대)이 경쟁자로 떠올랐다. 조규성은 올 시즌 K리그 득점왕(17골)에 오른 최전방 공격수다. 지난해 중순 처음 A대표팀에 선발된 이후 지속해서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성장세가 만만치 않다. 올해 A매치 12경기에서 데뷔골 포함 4골을 터뜨렸다. 황의조의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황의조는 “공격수는 항상 경쟁하는 자리다. (조)규성이도 좋은 컨디션으로 한 시즌을 잘 보냈다. (그가) 노력한 결과를 얻은 것 같아 기쁘다. 규성이도 많이 성장했고, 좋은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했다. 이어 그는 “(조규성은) 후배이지만 배울 점은 (내가) 많이 배우려고 노력한다. 좋은 경쟁자로 지내다 보면 서로 좋은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조는 벤투호에서 포스트 플레이, 공격 연계 등에서 수준급 기량을 보여줬다. 하지만 보르도에서 올림피아코스로 이적하면서 잡음이 일었고, 결국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손흥민 부상, 김민재 체력관리에 걱정이 많은 벤투 감독에게 최전방 공격수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신뢰를 잃을 수 있다.
황의조는 “남은 기간 부상 없이 잘 준비해 최대한 (컨디션을) 100% 맞출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첫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 정신적으로나 컨디션 면에서도 준비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벤투호는 24일 우루과이전까지 연습 경기 없이 훈련에만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