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슬람 공화국 엠블럼을 지우고 이란 국기를 올려 논란이 일었다.
미국 AP 통신 등 외신은 27일(한국시간) 미국 대표팀이 공식 SNS에 이란 국기의 일부를 지워 올렸다고 보도했다. 대표팀 측은 CNN 등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란 내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상황과 별개로 논란이 일 수 있는 상황. 이란축구협회 측은 즉시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를 통해 이 사안을 따지겠다고 발표했다. 이란축구협회 측 관계자는 AP통신에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고,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며 "우리는 이를 FIFA 윤리위를 통해 따져보려 한다. 미국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에서 수십년 동안 앙숙이었던 미국과 이란은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두고도 치열한 경쟁 관계가 됐다. 같은 B조에 편성됐으며 한국시간 30일 오전 4시에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맞대결한다. 조별리그 최종전이자 16강 진출 여부를 정할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신경전이 벌어진 모양새가 됐다.
미국은 정치·사회적 이유를 들고 있다. 이란은 올해 9월 마흐사 아미니라는 여대생이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체포됐다가 사망한 사건으로 현재 이란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AP통신은 "이 시위로 최소한 450명이 숨지고, 1만8천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미국 대표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소셜 미디어 이란 국기에 이슬람 관련 문양을 삭제한 것은 이란 내 여성들이 기본 인권을 되찾는 운동을 지지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란 선수들도 잉글랜드와 1차전 경기 시작 전 국가 연주 때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으며 반정부 시위에 연대 의지를 나타냈다.
다만 양 팀은 축구만으로도 신경이 예민하다. 이란은 1차전 잉글랜드에 2-6으로 패했고, 2차전에는 웨일스에 2-0으로 승리했다. 미국은 웨일스, 잉글랜드와 연달아 비겨 2무를 기록 중이다. 미국은 웨일스, 잉글랜드와 연달아 비겨 2무를 기록 중이다. 미국이 이란전에서 이긴다면 16강 진출의 주인이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