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여 만에 돌아온 ‘아바타’가 얼어붙은 극장가에 활기를 돌게 할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아바타’가 1편의 대성공 이후 약 13년 만에 2편 ‘물의 길’로 돌아온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연출했고, 전편에 이어 조 샐다나와 샘 워싱턴이 각각 네이티리, 제이크 설리 역으로 출연한다.
지난 2009년 개봉해 전 세계를 3D 신드롬으로 물들인 ‘아바타’인 만큼 후속편에서도 압도적인 기술력이 사용됐다. ‘아바타’ 시리즈를 제작한 프로듀서 존 랜도는 앞서 10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 2편까지 무려 13년여의 세월이 소요된 것에 대해 “현재 수준의 기술력을 보여드릴 수 있기까지의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아바타: 물의 길’의 18분여 하이라이트 영상(푸티지)이 상영됐다. 현장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는데, 하나는 ‘전편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아 스토리의 흐름을 못 따라가겠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기술력만큼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이었다.
이 영상은 지난달 30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엑스포 &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에서도 상영됐다. 디즈니가 야심차게 준비한 스크린에서 상영돼 실제 판도라 행성 속 생물들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을 자아냈다. 상영 후 현장 곳곳에서는 탄성과 박수가 나왔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의 프로듀서 존 랜도의 말을 빌리자면 이번 ‘아바타: 물의 길’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는 물론 환경에 대한 메시지까지 담고 있다. 지구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2022년 현재 상황에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범죄도시2’ 이후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국내 주요 극장 체인이 모두 영화 관람료를 인상하면서 더 이상 국내에서는 1000만 돌파 영화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한산: 용의 출현’이나 ‘공조2: 인터내셔날’을 비롯해 많은 하반기 기대작들도 700만을 갓 넘기거나 아깝게 미치지 못 하는 등의 성적표를 받았다. ‘범죄도시2’의 대흥행 이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얼어붙었던 극장가가 풀릴 것을 기대했던 이들은 실망했고, 업계에서는 위기감을 느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년 티켓 가격은 인상, 이제 평일 기준 영화 관람료는 1만4000원, 주말은 1만5000원이다. 영화를 보통 2인 이상 보러 간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사람들이 더는 영화를 싸고 가깝게 느끼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이런 시류 속에서 영화관들은 ‘특별관’에 관심을 쏟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떨어진 독립된 공간에서 영화 관람이 가능한 부스부터 휴대폰 충전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영관,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사운드 환경을 조성한 돌비 애트모스 등이 그 예다.
3D 기술력을 사용한 ‘아바타: 물의 길’은 특별관에 더없이 잘 맞는 예다. 압도적인 화면 크기의 아이맥스나 사운드로 공간감을 살린 돌비 애트모스, CGV의 시그니처인 4DX나스크린X 등 여러 특별관 포맷으로 관람하기 적합하다. 이 같은 환경은 집에서는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얼어붙었던 관객들의 발걸음을 영화관으로 돌리게 할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바타’는 2009년 개봉,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각종 기록을 세우며 역대급 흥행 스코어를 달성했다. 코로나19 이후 큰 타격을 입은 세계 곳곳의 극장가를 ‘아바타: 물의 길’이 촉촉하게 적셔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