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에서 활약하는 ‘황소’ 황희찬(26)이 재기를 약속했다. 그는 소속팀에서도 폭풍 질주를 보이겠다는 각오다.
황희찬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의 마지막 주인공이었다. 그는 한국이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했던 순간 영웅처럼 등장했다. 포르투갈과 벌인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후반 21분 교체 투입된 그는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토트넘)의 도움을 받아 결승 골을 기록했다. 2-1로 승리한 한국은 조 최하위에서 2위로 뛰어올라, 16강에 진출했다.
자신의 강점을 여김 없이 발휘했다. 황희찬은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측면을 돌파하는 능력이 좋다. 상대 수비를 허물어 득점 기회를 만든다. 포르투갈전에서도 황희찬의 질주가 통했다. 황희찬은 “어떻게 해서든지 대표팀에 힘이 되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도 “포르투갈을 이기고 가나와 우루과이의 경기 결과를 나왔을 때 가장 행복했다”고 했다.
황희찬은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조별리그 H조 1·2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팀 훈련에서도 빠졌다. 몸 상태 회복에만 집중했다. 그는 “사실 대표팀 소집 이전에 부상이 있었다. 소집 훈련 후 부상이 지속해 결장했다”라며 “(벤치에서) 목이 터질 만큼 응원했다. 가나에 2-3으로 패했을 때 이유 없이 눈물이 났다.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밝혔다.
아쉬웠던 마음은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브라질과 16강전에서 훌훌 털어버렸다. 브라질전에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과감한 돌파와 슛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황희찬은 “내 몸이 어떻게 되더라도 정말 뛰고 싶었다. 벤투 감독님에게 공격 옵션을 만들어드리고 싶었다”라며 “브라질전에서 누군가 돌파를 하며 자신감을 깨울 수 있는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황희찬은 월드컵 막판 보여준 활약을 소속팀에서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포르투갈전 득점으로) 울버햄프턴 동료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소속팀 동료들과 월드컵에서 함께해 너무 기뻤다”라며 “월드컵이 끝났다. 소속팀에서도 잘하고 싶고, 팬들께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은 생각이다. 더 발전하는 게 내 목표”라고 강조했다.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에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리그 11경기(선발 3경기)에 나섰지만, 출전 시간이 320분에 불과했다. 개막 2경기에 선발 출전했던 황희찬은 이후 교체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공격 포인트는 개막전에서 기록한 도움 한 개뿐이다.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황희찬은 신임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상황이다. 황희찬을 영입했던 브루노 라즈 감독은 성적 부진 끝에 지난 10월 초 경질됐다. 울버햄프턴은 현재 리그 최하위다. 이후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황희찬은 곤살레 게데스, 부바카르 트라오레 등과 치열한 경쟁을 앞뒀다. 울버햄프턴은 21일 질링엄FC(4부)와 카라바오(리그)컵 16강전 맞대결을 치른다.
손흥민도 소속팀 출격을 대기한다. 토트넘은 26일 브렌트포드와 리그 원정 17라운드를 갖는다. 손흥민은 “소속팀 일정에 맞춰서 컨디션을 조절해야 한다. 몸 상태는 지켜봐야 한다. 괜찮다. 최대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서 소속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