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보기] “하이브리드가 정체성”… 니쥬 JO1 INI 앤팀 대형기획사 현지화 아이돌 데뷔
등록2022.12.12 11:56
사진=하이브 레이블즈 제공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으면서 국내 대형 기획사들이 해당 국적자로 구성된 현지화 아이돌 그룹 데뷔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아이돌 그룹 육성 노하우를 접목한 현지화 아이돌 그룹은 한국 대중문화 산업의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을 K팝 그룹으로 볼 수 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과 세븐틴 등이 소속된 하이브는 현지 법인 하이브레이블즈재팬을 통해 하이브 첫 일본 그룹인 앤팀(&TEAM)을 선보였다. 일본에서 방송된 ‘앤오디션 – 더 하울링’(&AUDITION - The Howling)을 통해 데뷔한 앤팀은 9명 가운데 7명이 일본인, 1명이 대만인으로 외국인이 대다수다. 한국인은 리더 EJ 한 명뿐이다.
앤팀뿐만 아니라 웨이션브이(WayV), 니쥬도 국내 대형 기획사들의 현지화 아이돌 그룹이다. 지난 2019년 SM엔터테인먼트가 그룹 NCT의 중국 유닛 웨이션브이를 데뷔시킨 것에 이어 JYP엔터테인먼트는 멤버 전원이 일본인인 걸그룹 니쥬를 제작했다. ‘프로듀스 101 재팬’ 시리즈로 탄생한 CJ ENM 일본 보이그룹 제이오원(JO1)과 아이앤아이(INI)도 현지 팬들을 만났다.
가요계에서는 국내 기획사들이 지난 20여년간 쌓은 노하우로 해외 시장에서 현지를 바로 공략하는 ‘한류 3.0’ 시대에 진입했다고 본다.
앞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한국에서 아티스트와 음반을 기획해 해외에 수출하는 1단계, 외국인 멤버를 영입해 한국 아티스트와 혼합시키는 2단계를 거쳐 현지 회사와 합작회사를 만들고 현지 아티스트를 발굴해 육성하는 3단계로 한류의 현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JYP 제공 궤도에 오른 현지화 그룹은 보다 안정적으로 해외 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이브 박지원 CEO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앤팀 데뷔 등을 두고 “다변화된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로 특정 국가에 치중하는 것을 피하고 변화하는 트렌드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의 모호한 정체성을 약점으로 꼽는다. 방탄소년단, 세븐틴, 트와이스를 선배라고 부르지만, 현지 언어로 자국에서 활동하는 그룹을 K팝의 범주에 넣을 수 있냐는 것이다.
특히 한일·한중 국민감정이 악화하는 경우 이러한 문제가 드러날 우려가 있다. 실제로 웨이션브이는 한한령이 내려진 지난 2020년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중국어로 노래해 일부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가요계 관계자는 “K팝도 미국 본토 팝의 영향을 받은 것이고, K팝만의 장르적 특징이 이제 하나씩 규정되는 단계”라며 “(현지화 그룹이) K팝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면 K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지화 그룹의 하이브리드함이 중요한 정체성이다. 이들을 배타적으로 바라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문화 교류가 어려워진다.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