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민(26·대전하나시티즌)은 누구보다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 올해에만 소속팀 대전의 1부리그 승격, 대표팀 발탁, 월드컵 출전을 이뤘다. 지난달에는 걸그룹 티아라 출신 소연(36)과 가정을 꾸렸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행에 일조한 조유민은 입국 후 제주도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다. 유독 바빴던 2022시즌을 성공리에 마치고 아내 소연과 함께 알찬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조유민은 12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낼 수 있도록 내조해준 소연에게 가장 먼저 감사를 표했다. 그는 “경기 끝나고 와서 먹는 보양식을 회복죽이라고 한다. 닭죽이나 전복죽 등 빨리 흡수할 수 있는 음식을 와이프가 잘 챙겨준다. 나와 함께 대전에 내려오면서 요리를 처음 했다고 하는데, 정말 잘한다. 요리에 센스가 있는 것 같다. 함께 이야기하며 멘털 관리도 해줘 내게는 정말 큰 힘이 된다”고 운을 뗐다.
올해 모든 기쁨의 순간은 항상 소연과 함께였다. 조유민은 “(명단 발표 때) 와이프와 장모님, 어머니까지 넷이서 노트북을 보고 있었다. 그 전에 발탁될 거라는 이야기는 계속 들렸지만, 나는 불안했다. 센터백 부문에서 마지막으로 이름이 불렸을 때, 가족들이 펑펑 울었다. 나는 명단을 보고 울컥하진 않았는데, 가족들이 우는 모습을 보니 울컥했다”고 그때를 떠올렸다. 조유민이 월드컵에 참가하면서 둘의 결혼식은 미뤄졌다.
카타르로 향한 조유민은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김민재(나폴리)와 김영권(울산 현대)이라는 굳건한 주전 센터백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회는 포르투갈과 3차전에 왔다. 2-1로 앞선 후반 종료 직전,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애타게 “유민”을 외쳤다. 주변에 있던 관중들이 합심해 “유민”을 연호했고, 조유민은 포르투갈을 상대로 7분간 활약했다.
그때를 떠올린 조유민은 “이미 경기 투입 준비를 끝낸 상태라 입고 있던 조끼만 벗고 급하게 들어갔다. (황)희찬이가 골을 넣은 직후고 감정이 격해지고 흥분된 상태였다. ‘드디어 경기에 들어간다’는 생각은 못 했다. 힘들게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경기가 끝나면 유니폼이 아니라 (대기하느라) 리저브 조끼와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던 적이 많았다. (포르투갈전) 끝나고는 (월드컵에) 데뷔했다는 기쁨도 있었고, ‘한국이 16강을 이뤘구나’라는 감사한 마음이 같이 들었다”고 했다.
올해 모든 일이 술술 풀린 조유민은 포르투갈전에 앞서 한국의 16강행을 자신했다. 동료들에게 농담 삼아 던진 말이 현실이 됐다고 한다. 조유민은 “올해 대전으로 이적했고, 승격·결혼·대표팀 첫 선발 등 감사한 일이 많았다”며 “(포르투갈전 때) 워밍업하고 몸을 풀 때 (조)현우 형에게 ‘형, 우리 16강 간다. 걱정하지 말라. 제게 좋은 기운이 있어서 저랑 있으면 16강 간다. 올해 저는 모든 게 되는 거 알지 않나’라며 장난으로 이야기했다. 16강 진출이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내가 그 경기에 마지막으로 들어가게 되고, 16강이 이뤄지니깐 너무 신기했다”며 후일담을 전했다.
조규성(전북 현대)과 외모 논란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조규성은 수려한 외모 덕에 월드컵 스타로 거듭났다. 우루과이와 1차전 전까지 2만 명이던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283만 명(12일 기준)까지 늘었다.
그런데 일부 팬은 ‘조규성보다 조유민이 잘생겼다’는 의견을 냈다. 카타르 현장에 간 취재진도 조규성파와 조유민파로 나뉘었다. 이에 조유민은 “현실이 말해주고 있다. 규성이는 엄청난 스타가 됐다. 팬들이 규성이의 매력을 알아주셨다. 나는 아직 (스타가) 아니지 않나. 정답이 나와 있다. 규성이가 훨씬 멋있고, 더 잘생겼다. 나는 유부남이니까 그런 것에 크게 (관심) 없다”며 웃었다.
2022년은 조유민에게 유독 뜻깊은 해였다. 동시에 그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됐다. 조유민은 “정말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여태까지 시즌을 치르면서 감히 가장 행복한 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월드컵 출전 후) 선수로서 큰 꿈을 이루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좋은 수준의 축구를 경험하고 더 성장하고 싶다고 많이 생각했다. 내년에는 더 큰 동기를 갖고 시즌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