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시즌 주전 포수 박동원(LG 트윈스)과 재계약하지 못한 KIA 타이거즈는 안방 전력이 약해졌다. 1군에 남은 한승택과 주효상은 주전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시즌이 한 번도 없다.
KIA는 올겨울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바꿨다. 션 놀린과 토마스 파노니 모두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했지만, 구위가 좋은 투수를 영입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뒤 아도니스 메디나·숀 앤더슨과 계약했다.
KBO리그는 올 시즌 스트라이크존(S존) 정상화를 선언했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윌머 폰트(SSG 랜더스) 등 강속구 투수들이 넓어진 S존 덕을 봤다. KIA도 이런 추세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약해진 포수진 전력을 마운드의 힘으로 보완하려는 의지가 컸다.
KIA 국내 선발진(양현종·이의리·임기영) 전력은 다른 팀에 밀리지 않는다. 다가올 시즌 마운드 운영의 키는 불펜이 쥐고 있다. 올 시즌 필승조 정해영·전상현·장현식 '우완 트리오'는 차례로 부상에 시달리며 불안감을 줬다.
좌완 불펜진은 기대감을 준다. 선수층(뎁스)이 두꺼워졌다. 대들보는 입단 8년 만에 기량이 만개한 이준영(30)이다. 그는 2022시즌 KIA 투수진 중 가장 많은 75경기에 등판하며 홀드 17개를 쌓았다. 평균자책점(2.91)도 좋은 편이었다. 8월 중순엔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던 마무리 정해영의 임무를 대신하기도 했다. 자신감이 쌓인 만큼 더 좋은 투구가 기대된다.
KIA의 5강 수성에 큰 공을 세운 김기훈(22)도 있다. 그는 올 시즌 막판, 전상현과 장현식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헐거워졌던 KIA 허리진에 힘을 보탰다. 1차 지명(2019년) 유망주로 복무(상무 야구단) 중 꾸준히 선발을 소화하며 내구성을 키웠다. 시속 150㎞대 빠른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앞세워 힘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유형이다.
데뷔 2년 차를 맞이하는 최지민(19)도 허리진에 힘을 보낼 수 있는 선수다. 슈퍼루키 중 한 명으로 기대받았던 그는 올 시즌 1군에 6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 머문 시간이 더 길었지만, 무의미하지 않았다. 공을 던질 때 팔 각도를 높여, 구속 증가를 노렸고 변화구도 다듬었다. 현재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호주 리그에서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
박동원의 보상 선수로 LG로부터 데려온 김대유(31)도 즉시 전력감이다. 그는 최근 2년(2021~2022) 홀드 37개를 쌓았다. 2.09를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이 기간 120경기 이상 등판한 리그 셋업맨 중 가장 낮았다. 좌타자(0.207)뿐 아니라 우타자(0.200) 상대 피안타율도 매우 낮다. 타자 유형에 관계없이 내세울 수 있는 투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