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하루아침에 벼락스타가 됐지만, 그것을 실감할 틈도 없이 다음 작품에 몰입했다. 배우 로몬에게 디즈니+ 시리즈 ‘3인칭 복수’는 생애 첫 주연작이라는 무게가 있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뒤 ‘3인칭 복수’까지 연이어 호평을 받으며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을 로몬을 1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인기 정점을 구가하고 있는 배우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는 차분했고 또 조심스러웠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3인칭 복수’의 마지막 회가 베일을 벗었다. “내 첫 주연작이다. 그만큼 어깨가 무거웠고 걱정도 많이 된 게 사실이다. 최선을 다해 쏟아부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는 작품이다. 함께 연기한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다. ‘3인칭 복수와 지수헌’을 사랑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금 우리 학교는’의 큰 성공 이후 차기작이었다. 그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관심을 많이 받아 감사한 마음이 컸다. 어쩔 줄 모를 정도였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 공개됐을 때 ‘3인칭 복수’를 촬영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촬영장에서 마음을 최대한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촬영에 집중할 수 있게 나를 다독였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지수헌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했나. “착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친구들을 도와주려고 하는 인물로 봤다. 다만 주어진 상황과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선 안 될 일도 하게 되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어려움을 꿋꿋하게 이겨내려고 하는 캐릭터로 봤다.”
-범인 찾기가 드라마의 또 다른 재미였다. 범인이 누구인지 처음부터 알고 있었나. “사실 대본을 3부까지만 보고 촬영에 임했던 거라 전혀 몰랐다. 촬영 끝날 때까지 범인도 몰랐고 드라마의 결말도 몰랐다.”
-결말이 마음에 드나. “개인적으로는 해피엔딩이라 마음에 든다. 그동안 힘든 일을 많이 겪은 지수헌에게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
-방금 말했듯이 지수헌은 개인사가 기구한 인물이다. 어떻게 감정에 이입했나. “상황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학교에서 지수헌은 밝아야 했고, 복수대행을 할 때는 히어로처럼 보여야 했다. 어떻게 하면 그런 부분을 잘 살려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감정적으로도 그렇고 육체적으로도 연기하며 어려움이 많았으리라 생각되는데. “사실 첫 주연작이기 때문에 정작 찍을 때는 ‘잘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힘든 줄 몰랐다. 이제 와서 돌이켜 보니 정말 힘들었던 작업이었구나 싶다. 추운 겨울부터 더운 여름까지 거의 사계절을 보내며 촬영을 했고, 노출신도 있었다. 노출신의 경우 한 번 촬영하면 자료가 평생 남으니까 몸을 만드는 데 노력을 많이 했다. 잠을 포기하면서까지 거의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을 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타고나길 좋은 몸 같은데. “전혀 아니다. 되게 왜소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올라갈 때 키가 178cm 정도였는데, 몸무게가 53~54kg 정도였다. 몸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다. 그런데 중학생 때부터 운동을 하면 키가 안 클 것 같아서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참았다. 고등학교 때부터죽기 살기로 몸을 만들어서 25kg 정도를 찌웠다. 하루에 다섯끼씩 먹고, 씹는 게 힘들어서 닭고기를 믹서기에 넣어서 물이랑 같이 갈아 마시면서 지냈다.”
-액션 연기도 많았다. 전작인 ‘지금 우리 학교는’과 비교하자면. “전작에서는 도망 다니면서 하는 액션이 많았다면 ‘3인칭 복수’에서는 선수급으로 운동을 잘하는 면모를 보여드려야 했다. 선수만큼은 아니지만 비슷하게 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거의 액션 스쿨에서 살다시피 했고, 집에서도 스텝 연습을 계속했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한강에서 러닝도 했다.”
-특히 만족하는 장면 있나. “액션은 하면 할수록 점점 좋아졌다. 초반에 조금 헤맸는데 다행히 점점 발전했다. 모든 장면에 최선을 다하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노래방 장면이 기억에 크게 남는다. 그게 극에서는 비교적 초반에 등장을 하지만, 실제로는 후반부 촬영 때 찍었던 장면이다. 액션에 물이 올랐을 때 찍었다. (웃음) 한 번에 가고 싶어서 과몰입해서 찍었던 것 같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신예은과 호흡은 어땠나. “누나가 리더십이 강한 편이다. 현장에서 나를 많이 챙겨줘서 감사하고 든든했다. 사실 후반까지는 터치도 거의 없고 멜로라인이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후반부 전개가 특별하게 다가왔다.”
-‘3인칭 복수’ 촬영을 마쳤는데 어떻게 지내고 있었는지. “이번 작품을 하며 스스로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발성 연습을 위해 작품 끝나자마자 판소리 수업을 시작했다. 주 3회 배운다.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고 연기 수업도 받고 영어도 배우고 있다. 시간이 있을 때 여러 가지를 배워두려고 한다.”
-차기작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 “아직 확정된 작품은 없다. 만약 좋은 작품이 들어온다면 긍정적으로 보려고 한다.”
-어떤 작품 하고 싶나. “장르물보다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청춘물을 하고 싶더라. 요새는. (웃음) 고등학생 연기를 한 번 더 해도 괜찮을 것 같다. 몇 년 지나면 고등학생 연기는 못 할 수 있으니까 할 수 있을 때 많이 하면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다. 다음 작품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는, 생사가 아닌 성적을 걱정하는 그런 인물이었으면 한다. (웃음) 사실 해본 작품이 많지 않아서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많다. 한계를 두고 있지는 않다. 가능하면 우주 다녀오고 싶고, 사극도 해보고 싶다.”
-올해가 보름여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1년을 돌아보자면. “‘3인칭 복수’를 잘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고 스스로가 기특하다. (웃음) 올해는 선물 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던 해인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 받은 것에 최대한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10년, 20년 후에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항상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