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의 N차 관람 열풍이 확산하고 있다. N차 관람은 ‘아바타2’가 전편에 이어 13년 만에 또 다시 천만영화에 등극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N차 관람’은 관객 한 명이 한편의 영화를 두 번 이상 관람하는 것을 일컫는다. 통상 스토리 상 여운이 크게 남는 영화에서 이뤄진다.
‘아바타2’의 경우는 차이가 있다. 처음 관람에서 놓친 장면을 되짚으며 스토리를 다시 생각해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영관에서 컴퓨터그래픽(CG)과 각종 체험요소를 통해 영화의 재미를 만끽하기 위해 선택하는 이들이 많다. 때문에 특별 상영관은 ‘아바타2’의 매출액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영상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일 기준 ‘아바타2’의 특별 상영관을 통한 매출액은 전체의 60%에 달한다. 전국 스크린 3635개 중 특별 상영관 스크린 수는 932개에 불과하지만 매출 비중은 훨씬 크다. 3D·4D, 아이맥스, 스크린X, 돌비 등 특별 상영관의 관람료가 디지털(2D) 상영관보다 더 비싸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 CGV에서 주말 ‘아바타2’의 2D 상영관 관람료는 1만5000원인 반면 아이맥스 레이저관은 2만7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일반 상영관보다 2배 가까이 비싼 관람료에도 관객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이유는 특별 상영관이 주는 특별한 경험 때문이다. 이에 SNS 상에는 ‘아바타2’의 N회차 관람 포인트를 공유하는 팬덤층도 생겨났다. 지급되는 3D 안경의 크기나 최고의 명당, 4K(초고화질) 상영이 가능한 영화관 등 정보를 공유하는 식이다.
압도적 그래픽의 ‘아바타2’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포맷은 4D 상영관이다. 의자 진동, 바람, 물 등 생생한 효과를 통해 행성 판도라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다. 3D 상영관은 좀 더 ‘등장인물’에 집중할 수 있다. 눈앞으로 튀어나오는 나비족과 툴쿤족에 빠져드는 것이다.
아이맥스(IMAX) 상영관은 시야를 꽉 채우는 웅장함을 느끼고 싶은 관람객이 몰려든다. ‘용아맥’으로 통하는 CGV 용산점 아이맥스관은 가로 31m, 세로 22.4m의 국내 최대 스크린을 자랑한다. 초당 48프레임인 HFR(High Frame Rate)로 촬영된 ‘아바타2’의 부드러운 프레임을 보기 위해 ‘용아맥’을 찾는 이들이 많다.
이 밖에도 정면과 양측까지 3면이 이어지는 스크린X 상영관은 비행 장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아바타2’에 적용된 4K와 HDR(명암비)를 동시에 경험하고 싶은 관람객은 돌비 시네마 상영관을 찾는다. 돌비 상영관이 위치한 영화관은 전국에 5개 뿐이지만 인기가 많다. 또한 영화 사운드가 관객을 사방에서 감싸 안아 어느 위치에서라도 동일한 상영 품질을 즐길 수 있다. ‘아바타2’의 3D 기술을 제대로 느끼려면 돌비 상영관으로 가라는 말도 나온다.
상영 타입 별 관람 순서도 있다. 3D 멀미로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 맨 먼저 2D로 영화를 보고, 그 다음으로 3D 영화를 보는 식이다. 3D 영화를 보고 나면 돌비 상영관에서 4K와 HDR가 적용된 영상을 비교하거나, 스크린X 상영관에서 확장된 화면을 비교해볼 수도 있다. 최종적으로는 4D 상영관에서 생생한 체험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이들이 많다.
한편 ‘아바타2’는 2일 기준 누적 관객 수 788만을 돌파했다. 두터운 팬덤층의 N차 관람을 등에 업고 ‘아바타2’는 빠르면 1월 둘째주에 천만 관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아바타2’는 개봉 첫 주 주말 관객 수 82만명을 넘어섰고, 크리스마스 이브가 낀 주말에는 관람객 150만명을 모았다. 신년이 낀 주말에도 94만명 이상이 ‘아바타2’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2009년 12월 개봉한 ‘아바타’ 1편은 공개 18일차에 누적 관객 수 600만을 돌파하고 47일차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아바타2’가 전작보다 더 빠르게 천만 관객을 달성하며 전작과 속편 모두 ‘쌍 천만 영화’에 오르는 시점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