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웅’이 개봉 18일째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뮤지컬 영화 불모지라는 한국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영웅’은 지난 7일 2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일요일인 8일에도 12만5000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아 총 누적 관객수 223만여 명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2월 21일 개봉한 ‘영웅’의 상대작은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었다. 2009년 이후 약 13년 만에 개봉하는 ‘아바타’의 후속작인데다 가장 첨단의 시각효과 기술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보니 개봉 전부터 극장가가 떠들썩했다. ‘영웅’의 200만 관객 돌파는 그러한 대자본의 공습 속에서 이뤄낸 것이라 더욱 의미 깊다.
‘영웅’을 진두지휘한 윤제균 감독은 9일 일간스포츠에 “솔직히 한 분, 한 분 다 찾아가 인사드리고 싶을 정도로 감사하다”며 “지금 영화계가 너무 어렵고 힘든데 이런 시기에 ‘영웅’이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된 것 같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200만 돌파 소감을 전했다.
‘영웅’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오리지널 뮤지컬 작품을 영화화한 사례다. 2009년 초연돼 10년 넘게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동명의 뮤지컬 ‘영웅’이 원작이다. ‘영웅’을 초연부터 함께한 정성화가 영화에도 그대로 등장했다. 영화 주연으로서 티켓 파워가 검증되지 않은 만큼 파격적인 캐스팅이었다.
정성화는 “이 작품을 시작할 떄만 해도 그저 뮤지컬 작품을 영화화한다는 것에 너무 큰 설렘과 기쁨이 있었는데 막상 개봉을 앞두니 설렘보다 ‘아바타: 물의 길’이라는 거대자본 영화의 개봉, 영화에서는 만년 조연이었던 정성화가 주연으로 나온다는 리스크, 뮤지컬 영화에 대한 진입장벽 등이 너무 크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처음부터 지금까지 관객 여러분의 꾸준한 입소문으로 200만이 넘는 스코어를 달성하게 된 것이 꿈만 같다. 이 영화를 보고 마음에 들어한 분들이 꽤 많다는 의미인 것 같다”면서 “‘대박나고 싶다’, ‘난리나고 싶다’는 것보다 아직 안 보신 분들 모두가 꼭 극장에서 이 영화를 체험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이라고 희망했다.
국내 뮤지컬 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티켓 판매액 4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점차 파이를 키워나가는 뮤지컬과 이미 콘텐츠 파워를 입증한 K영화의 만남이 ‘영웅’ 흥행에 힘입어 지속될 수 있을 전망이다.
윤제균 감독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모든 것을 바친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리겠다”고 인사했다.
‘영웅’은 하루 약 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꾸준히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설 연휴까지 롱런할 경우 300만 돌파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