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은 서울 중구 소공동 소재 롯데호텔 서울에서 메리츠증권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롯데건설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서 롯데건설이 보증하는 ABCP(자산유동화 기업어음) 등의 채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유동성 위기 논란에 빠졌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0월부터 일시적으로 경색된 자금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계열사로부터 약 1조원 규모의 자금을 대여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롯데건설의 신용등급(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일제히 조정하기도 했다.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신동빈 롯데 회장이 11억여 원의 롯데건설 지분을 사들이기도 했다.
롯데건설은 이번 자금 조달로 최근 PF 만기 일시 도래에 따라 불거진 유동성 위기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롯데건설은 앞서 롯데정밀화학과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빌린 3000억원과 1000억원을 각각 조기 상환한데 이어 롯데케미칼로부터 대여한 5000억원도 이달 6일 자로 모두 상환하며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은 "당사는 지난 6일 롯데케미칼로부터 대여한 5000억원 등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대여한 총 9000억원의 자금을 조기 상환하며 재무 건전성이 개선됐음을 보여줬다"면서 "이번 메리츠증권과의 협약으로 한층 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기형 메리츠증권 기업금융사업부문 사장은 “메리츠증권은 풍부한 부동산 금융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며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사업성 있는 프로젝트를 수주한 시행사, 건설사와의 파트너십 강화를 모색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