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나폴리에서 뛰는 김민재(27)가 올 시즌 처음으로 경기 도중에 벤치로 물러났다. 감독은 “부상 예방 차원”이라고 밝혔다.
김민재는 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제노바의 스타디오 루이지 페라리스에서 삼프도리아와 벌인 2022~23시즌 세리에A 17라운드 원정 경기에 4-3-3 포메이션의 오른쪽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전반 45분만 뛰고 팀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아미르 라흐마니와 교체됐다. 나폴리는 2-0으로 승리해 승점 44(14승 2무 1패)로 리그 선두를 지켰다.
지난해 여름 나폴리에 합류한 김민재가 공식 경기 중 교체 아웃된 건 삼프도리아전이 처음이다. 정규리그 반환점을 도는 시기에 올 시즌 첫 교체 아웃으로 벤치에 앉았다. 김민재는 휴식을 취한 스페치아 칼초와 6라운드 홈 경기(1-0 승)를 제외하고, 정규리그 15경기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6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민재는 교체되기 전까지 변함없이 견고한 수비력을 뽐냈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김민재는 그라운드 경합 2회·태클 1회·클리어런스 2회에 성공했다. 공격에도 적극 가담했다. 패스 성공률은 97%(35회 성공/36회 시도)였다. 롱 패스는 7개 중 6개 성공. 전반 37분엔 김민재의 롱 패스를 받은 빅터 오시멘이 상대 수비의 반칙을 끌어내 퇴장을 유도했다.
전반전에 나폴리 뒷문을 걸어 잠근 김민재를 교체한 이유에 현지 매체도 큰 관심을 가졌다. 경기 중 실시간으로 김민재의 소식을 전할 만큼 몸 상태에 주목했다. 김민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도중 종아리 근육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판타마스터는 “한국 출신 수비수 김민재가 몸 상태 이상으로 교체됐다. 경미한 근육 문제”라고 전했다.
부상 예방 차원의 교체였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나폴리 감독이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민재의 교체 이유에 대해 직접 밝혔다. 스팔레티 감독은 “김민재는 근육이 경직되는 걸 느꼈다. 우리는 (김민재의 부상으로 인해) 몇 달 동안 그를 잃을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김민재의 경기 템포를 되찾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고, 우리는 의료진의 지시를 따랐다”고 설명했다.
우승 경쟁을 위해 김민재의 체력 안배가 필요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나폴리 주전 선수 가운데 출전한 경기의 풀타임을 뛴 건 김민재가 유일했다. 김민재의 센터백 파트너인 아미르 라흐마니는 허벅지 부상 탓에 ‘3순위 센터백’ 주앙 제주스와 번갈아 가며 출전했다. 센터백 파트너가 바뀌는 와중에 김민재만 지속해서 경기에 출전하면서 피로가 누적됐다.
나폴리는 14일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서 3위 유벤투스(승점 37·11승 4무 2패)와 18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우승 향방에 중요한 매치다. 나폴리가 승점 7 차로 앞서있다. 스팔레티 감독은 라흐마니를 김민재 대신 투입해 경기력을 점검했다. 김민재는 체력을 아꼈다. 공격수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 등 주전 선수들도 대거 교체하며 다음 경기를 대비했다.
스팔레티 감독은 “유벤투스는 (나폴리에 리그 첫 패배를 안겼던) 인터밀란과 함께 상대하기 가장 힘든 팀이다. 그들의 선수들, 코칭 스태프, 클럽의 힘을 살펴봤을 때 리그 최고의 팀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