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바울(29·남양주시청)은 한국 유도의 간판이다. 그는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남자 66㎏급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금메달을 따내진 못했지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을 수상했다. 김재범(2008년 베이징 은, 2012년 런던 금) 이후 9년 만에 올림픽에서 2회 연속 메달을 기록한 선수다.
2023년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그를 기다린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다.
뜨거웠던 도쿄 열전이 끝난 후 해가 두 번이 바뀌었다. 안바울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년 파리 올림픽을 향한 담금질에 한창이다. 최근 진천선수촌을 찾아 만난 안바울은 새벽 6시에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체감온도 영하 15도의 한파에도 상의를 트랙 옆으로 벗어던지고 구보에 열중했다. 구보가 끝난 후엔 웨이트 트레이닝 센터에서 밧줄 오르기와 벤치 프레스가 이어졌다. 훈련장 전체가 유도 대표팀의 기합 소리로 쩌렁쩌렁 울렸다. 그 중심에는 안바울이 있었다.
훈련 후 취재진과 만난 안바울은 "아침 훈련이 처음에는 추웠는데, 훈련하다 보면 땀이 나고 열도 많이 나서 괜찮다"고 웃었다. 그는 "2022년은 올림픽이 끝난 다음 해였다. 그래서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 훈련을 어느 정도 쉬었다. 2022년은 큰 부상을 당하지 않고 한 해를 잘 마무리하자고 생각했다"며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르던 중 부상이 조금 있었다. 2022년은 치료에 집중했고, 훈련을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2023년에는 더 중요한 대회들이 많기 때문에 잘 준비하려 한다. 그래도 지금 몸 상태를 고려하면 잘 마무리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아시안게임이 1년 미뤄진 것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다르게 보면 기회다. 몸을 더 만들 수 있으니 잘 준비한다면 더 좋은 성과로 이뤄질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쉬어가는 한 해처럼 말했지만, 2022년에도 안바울은 간판답게 활약했다. 지난해 2월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2022 파리그랜드슬램 남자 66㎏급에서 다나카 료마(일본)를 꺾고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지난해 10월 7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2022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66㎏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엘리오스 만지(이탈리아)를 꺾고 메달을 추가했다.
안바울이 2023년을 보고 시동을 거는 건 2024 파리 올림픽까지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바울은 "아시안게임이 굉장히 중요한 대회지만, 평상시 하던 대회라고 똑같이 생각하려 한다. 부담을 최대한 내려놓고 있다. 그러다 보면 좋은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아시안게임 이후 내년에 있을 올림픽까지 좋은 기세를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유도대표팀은 세대 교체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대표팀은 '노 골드'였다. 도쿄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안창림이 은퇴하고, 조구함(KH그룹 필룩스)이 부상으로 복귀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승범(포항시청)과 이준환(용인대) 등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전승범은 지난해 파리 그랜드슬램에서 60㎏급 은메달을 수상했고, 이어 12월 도쿄 그랜드슬램에서는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이준환도 6월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에서 81㎏급 금메달을 차지했다.
안바울은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 중 은퇴한 이들이 많이 있지만, 그로 인해 젊은 선수들이 많이 합류했다. 그 선수들이 지금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고, 성과도 내고 있다. 유도 대표팀이 앞으로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