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한국을 떠나 러시아로 귀화한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빅트로 안(38·한국명 안현수)이 국내 복귀를 추진 중이다.
10일 빙상계에 따르면, 빅토르 안은 최근 성남시청 직장운동부 빙상팀 코치직 공개 채용에 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9일 공고된 해당 채용 서류접수는 3일 마감했다. 성남시청 관계자는 “개인 정보와 관련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 “쇼트트랙팀 코치와 트레이너를 각각 한 명씩 채용할 예정이다. 이번 주 면접을 진행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빙상연맹 관계자는 "빅토르 안의 국내 복귀와 관련해 절차상 문제될 건 없다"고 전했다.
빅토르 안은 한국 쇼트트랙 간판이었다. 2002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단 그는 2006 토리노 올림픽에서 남자 1000m, 1500m와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500m에선 동메달을 획득했다.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한국 최초의 3관왕이었다.
빅토르 안은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하면서 그동안의 영예를 모두 포기했다. 그는 대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대표팀 내 갈등과 2010년 소속팀 성남시청의 해단 등으로 국내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1년 4월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결국 빅토르 안은 2011년 12월 러시아로 귀화했다. 안현수가 빅토르 안이 된 시점이다.
빅토르 안은 러시아 국적으로 출전한 2014 소치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남자 500m, 1000m와 5000 계주에서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1500m에선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자신의 은퇴 무대로 삼으려 했던 2018 평창 올림픽에서는 러시아의 선수단 도핑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출전하지 못했다.
2020년 선수 은퇴한 빅토르 안은 이번엔 중국으로 갔다. 중국 대표팀 기술 코치에 합류, 중국이 2022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메달 4개(금 2, 은1, 동1)를 따는 데 앞장섰다. 빅토르 안은 다른 외국 대표팀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선수 시절 활동했던 성남시청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공고에 국적 제한은 없다.
현재 성남시청에는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25)이 있다. 7명이 지원해 최종 1명을 선발하는 채용 공고에 빅토르 안이 최종 합격자가 되면 최민정을 지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