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령’이 몸에 절로 힘이 들어가게 하는 힘 있는 액션과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반전으로 1월 극장가를 강타한다.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유령’ 언론 시사회가 진행됐다. ‘독전’의 이해영 감독이 5년 만에 연출에 복귀한 작품으로 감독을 비롯해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등 주연 배우들이 자리해 영화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 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작전을 그린 영화.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서현우가 각각 ‘유령’으로 의심 받는 용의자 역을 맡아 ‘유령’을 잡고자 하는 카이토 역의 박해수와 대립각을 세운다.
‘유령’ 잡기 작전이 영화의 골자다 보니 진짜 ‘유령’이 누구인가를 찾는 것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다. 누구인지 알 것 같다가도 계속해서 던져지는 단서와 복선은 관객들을 계속 미궁 속으로 빠트리며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후반부는 액션이 폭발한다. 라이벌이었던 카이토와 쥰지(설경구 분)의 날이 선 대결부터 설경구와 이하늬의 성별을 넘은 맨몸 액션까지 숨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역동감 있는 장면이 몰아친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총격 장면 역시 시원하게 등장, 관객들의 속을 뻥 뚫는다.
이하늬는 설경구와 액션에 대해 “그 장면을 거의 후반부에 찍었다. 계속 그 장면을 머리에 넣은 채로 한 6개월을 살았던 것 같다”며 “‘유령’을 찍으면서 체력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걸 깊게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이하늬는 또 설경구가 역도산을 연기했던 영화 ‘역도산’을 언급하며 “역도산과 붙어야된다는 건 엄청난 압박감이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설경구는 되려 같은 장면에 대해 “오히려 내가 힘에 겨웠다. 이하늬 배우가 팔다리가 엄청 길더라”며 “나는 기술이 없어서 힘으로 하다 보니 더 힘들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해영 감독은 두 사람의 액션에 대해 “이하늬가 설경구 선배를 ‘역도산’이라 했는데, 설경구 선배가 역도산이면 이하늬는 마동석이었다”고 덧붙여 배우들을 웃게 만들었다.
이해영 감독은 또 추리물의 전형이었던 원작 소설과 다른 방향으로 영화를 연출한 이유에 대해 “사실 원작은 추리 플롯이다. ‘유령’이 누군지를 밝혀내는 과정이고, 드러나는 부분이 클라이맥스였다”며 “그런데 나는 유령이 누구인지를 찾는 것에는 흥미가 안 갔다. 이 선생(‘독전’ 속 캐릭터)이 누군지를 찍었는데 이번엔 또 유령이 누군지를 찍고 싶진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 감독은 그러면서 “‘유령’이 누구인가보다는 ‘유령’의 입장에서 영화를 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초반은 스파이 장르로 이어지다가 후반부에는 액션이 폭발하도록 만들었다. 후반부에서는 뜨거운 온도와 역동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배우들의 몸을 던진 열연과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서사를 갖춘 ‘유령’은 오는 18일 정식으로 관객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