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에서 우승한 권순우(52위·당진시청)가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단식 1회전에서 탈락했다.
권순우는 16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7650만 호주달러·약 659억 원) 남자 단식 본선 1회전에서 크리스토퍼 유뱅크스(116위·미국)에 세트 스코어 2-3(3-6, 7-6<7-1>, 3-6, 6-4, 4-6)으로 졌다.
권순우는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2021년 프랑스오픈에서 3회전 진출) 경신에 실패했다. 호주오픈 본선에 다섯 번째 출전한 권순우의 대회 최고 성적은 지난해 2회전 진출이다. 나머지 네 번은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다.
지난 14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인터내셔널 2차 대회에서 개인 통산 두 번째 ATP 투어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탔다. 1라운드 상대인 유뱅크스와 상대전적에서도 한 차례 맞붙은 이긴 좋은 기억을 안고 나섰다. 세계 랭킹에서도 훨씬 앞선다.
하지만 9일 동안 8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에 발목이 잡혔다. 체력 부담 탓인지 다소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틀 전 결승에서 최고 시속 210㎞까지 나온 서브가 이날 197㎞에 머물렀다. 오히려 2m1㎝ 장신 유뱅크스가 이날 서브 에이스만 42개를 터뜨리며 권순우(10개)를 공략했다.
1세트를 내준 권순우는 2세트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따내며 1-1 균형을 맞췄다. 세트스코어 1-2로 밀린 4세트 게임스코어 5-4에서 이날 처음으로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했다. 그러나 5세트 게임스코어 1-1에서 서브 게임을 지키지 못하고 내줬다. 이후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하지 못해 결국 3시간 8분 만에 무릎을 꿇었다.
권순우는 공격 성공 횟수에서 32-83으로 크게 밀리는 등 전체적인 경기 주도권을 유뱅크스에게 뺏겼다.
권순우는 경기 후 "힘들었다. 100%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경기력은 만족한다. 상대가 잘했다"고 밝혔다. 최근 강행군에 대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오늘 경기에선 (체력이) 괜찮았다. 실력에서 졌다. 상대(유뱅크스)가 오히려 긴장하지 않았고, 서브와 스트로크에서 내가 밀렸다. 핑계 대고 싶지 않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최근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쌓았다. 그는 "상대보다 랭킹이 낮아도 충분히 겨룰 수 있고, 내가 더 플레이를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얻었다"고 밝혔다.
권순우는 단식 본선 1회전 탈락 상금 10만6250 호주 달러(약 9천만원)를 받는다.
이번 대회 복식 경기가 아직 남아 있다. 미오미르 케츠마노비치(세르비아)와 한 조를 이룬 권순우는 남자 복식 1회전에서 알렉세이 포피린-마크 폴먼스(이상 호주) 조를 상대한다. 경기 일정은 추후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