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경기력 뿐만 아니라 최적의 현지화까지. '동방예의지국형' 외국인 선수 트리오 헤이스-유리-링이 계묘년(癸卯年) 설을 맞아 세배까지 선보이며 남기일 감독과 제주 팬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제주가 올 겨울 이적시장에서 야심차게 영입한 브라질 듀오 헤이스와 유리는 남다른 적응력으로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광주FC에서 지난 2시즌 동안 K리그1과 K리그2 무대에서 맹활약(16골 9도움)을 펼쳤던 '형님' 헤이스는 유리에게 한국 정서, 문화 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동생' 유리는 헤이스의 조언에 힘입어 한국에 대한 이해와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헤이스 영입 오피셜 과정에서도 이들의 케미는 돋보였다. 2023시즌 제주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영입 선수들은 제주에서 미래 프로축구선수를 꿈꾸는 축구 꿈나무와 함께한다. 영입 발표에 앞서 해당 선수들은 제주도내 학교 축구부뿐만 아니라 전지훈련을 위해 제주도를 방문한 축구 유망주들을 직접 찾아가 팀 훈련에 참여한다. 이른바 '꿈나무오피셜'. 헤이스는 제주 U-12 유소년팀을 찾아 '꿈나무오피셜'을 진행했는데 유리와 동행했다.
헤이스와 유리는 "하자, 가자, 화이팅" 등 직접 한국어로 유소년 선수들을 독려했다. 훈련이 끝난 뒤에는 함께 즉석 팬 사인회도 열었다. 특히 코칭 스태프와 학부모들에게 깍듯하게 대하며 점수를 땄다. 유리는 열심히 사인을 해주던 헤이스 앞으로 다가가 한국어로 "사인 주세요"라며 존경심을 보여줬다. 이를 지켜보던 선수단과 부모님은 '동방예의지국'에 걸맞는 선수들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동방예의지국형' 외국인 선수의 활약은 태국 전지훈련에서도 빛나고 있다. K리그 2년차 스웨덴 출신 링 도령까지 합세했다. 설날을 맞이하여 한복을 차려 입고 제기차기를 즐기고 설날의 유래, 의미부터 세배 방법까지 전해들은 '동방예의지국형' 외국인 선수 트리오는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스스로 기획하기 시작했다.
서프라이즈 이벤트의 주인공은 바로 남기일 감독이었다. 설날을 앞두고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이들은 남기일 감독이 머무르는 숙소의 방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렸다. 문이 열리자 남기일 감독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압도적인 피지컬(185cm, 88kg)로 종갓집 대감 포스를 풍긴 유리에 더 당황했다는 후문. '동방예의지국형' 외국인 선수 트리오는 곧바로 예절을 갖추며 세배를 했고, 당황했던 남기일 감독은 끝내 탈압박에 실패했다. 세뱃돈1000바트(약 4만원)을 직접 챙겨주며 "내가 느낀 당황함을 올 시즌 그라운드 위에서 상대팀에게 선사해달라"고 주문했다.
'동방예의지국형' 외국인 선수 트리오의 답변이 더 걸작이었다. 이들은 "남기일 감독님이 세뱃돈까지 주실지 몰랐다. 매년 세뱃돈을 더 받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그리고 방을 돌며 세배를 할까 생각 중"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들의 활약상은 1월 22일(일) 오전 설날을 맞아 구단 공식 SNS와 유튜브에도 영상으로 공개되자마자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제주 팬들은 '동방예의지국형' 외국인 선수의 등장에 '역대 최고의 설날 선물 세트'라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