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정이’의 인기가 심상찮다. 지난 20일 공개된 ‘정이’는 전 세계 OTT 순위를 집계하는 플릭스 패트롤에서 넷플릭스 영화 부문 3일 연속 글로벌 1위에 올라있다.
특히 넷플릭스 구독자가 가장 많은 미국을 포함해 한국, 벨기에, 브라질, 칠레, 프랑스, 홍콩, 멕시코, 말레이시아 등 50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순위 수치를 집계하는 88개국에서 톱10에 차트인했다.
23일 플릭스 패트롤에서 ‘정이’의 총점은 813점으로, 공개 첫 날 685점에서 둘째날 789점에 이어 껑충 뛰었다. 2위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348점)과는 무려 465점 차로 두 배 이상 높았다. 실시간 점수 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어 ‘정이’에 대한 전 세계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플릭스 패트롤은 각 OTT의 영화와 시리즈의 1위부터 10위까지 공식 순위를 수집해 1위에 10점을 주는 방식으로 집계한다. 순위가 한 계단씩 내려갈 때마다 1점씩을 줄여 10위에 1점을 주고 이를 합산한 총점으로 글로벌 순위를 매긴다. 작품의 순위가 높은 국가가 많을수록 더 많은 점수를 받는 시스템이지만 회원수나 시청시간 등은 반영되지 않는다.
‘정이’의 순위 상승 추이는 ‘오징어 게임’(2021)이나 ‘지금 우리 학교는’(2022)을 보는 듯하다. 두 작품은 첫 공개 당시 국내와 달리 해외 순위가 계속 상승하면서 소위 ‘대박’이 났다.
그러나 ‘정이’는 순위와 별개로 해외 평가가 썩 좋지 않다.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의 평론가 신선지수는 54%, 관객 지수는 61%였다. IMDB의 유저 평점도 5.4점(10점)에 불과했다. 네이버 평점도 5.79점에 그쳤다. 근미래를 그린 영상미나 컴퓨터 그래픽(CG)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나 대사나 스토리의 신파적 설정에는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정이’는 ‘부산행’, ‘반도’, ‘지옥’ 등의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사람들이 이주한 새로운 터전인 쉘터가 배경인 SF액션 영화다. 그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5월 작고한 강수연의 유작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