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4일 전주 KCC전에서 72-67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1분 42초를 남겨놓고 점수 차가 2점에 불과한 접전이었다.
찰나의 승부처를 지배한 건 이대성이었다. 이대성은 이날 23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득점도 많았지만 승부처마다 활약이 뛰어났다.
팀의 위기도, 승리도 이대성에서 시작됐다. 이대성은 2쿼터 초반 연속 3점 슛으로 추격하던 KCC의 기세를 꺾었다. 또 점수 차를 벌리는 돌파와 주 무기인 미드레인지 슛도 연달아 성공시켰다. 이대성의 활약에 한국가스공사는 40-29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문제는 3쿼터였다. 이날 파울 트러블에 걸린 그는 3쿼터 종료 1분 48초를 남겨놓고 잠시 코트를 떠났다. KCC는 에이스가 빠진 한국가스공사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13점 차였던 경기는 3쿼터 종료 시점에서 5점 차로 줄었다.
이대성은 자신이 만든 위기를 결자해지했다. 경기는 접전으로 흘러갔고 한국가스공사는 종료 1분 42초 전 KCC에 2점 뒤졌다. 이대성이 나섰다. 그는 동료 이대헌의 역전 3점 슛을 도와 리드를 되찾았고, 이어 33.2초가 남은 상황에서 특기인 미드레인지 점프슛을 꽂아 넣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슛 성공 후 승리를 확신한 그는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습을 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3연패를 끊어냈다. 아직 순위는 9위(13승 19패)지만 6위 KCC와 맞대결을 잡으면서 격차를 2경기로 줄였다. 언제든지 6위로 봄 농구 막차를 노릴 수 있다.
이대성은 경기 후 중계방송과 인터뷰에서 "오늘은 ‘웃자. 시간을 되돌려도 다시 이렇게 뛸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니 웃으면서 하자’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공격 활약도 뛰어났지만, KCC 허웅을 전담 수비한 그는 '에이스 매치'에서도 판정승을 거뒀다. 이대성은 “오늘은 허웅을 전담 마크했다. 팀이 수비적인 역할을 많이 부여했다"며 "허웅은 정말 친하고 좋아하는 후배다. 그래도 ‘한 번 죽자’는 마음으로 경기장에 나왔다”고 떠올렸다. 이날 허웅의 야투 성공률은 29%에 불과했다.
기도하는 모습을 취한 것을 두고는 “아내에게 ‘오늘 지면 6강 싸움이 힘들어질 것 같다. 내가 가진 모든 걸 걸고 할 거다.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하고 오고 싶다’고 약속했는데 지킨 것 같다”며 “승리할 수 있겠다는 안도의 제스처가 나온 것 같다.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되니 기도밖에 할 게 없더라”고 웃었다.
한국가스공사는 남은 일정이 촘촘하다. 짧은 휴식일 속에 6강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 이대성은 “뛸 수 없을 것 같을 때 뛰는 게 이대성”이라며 “잘 준비하고 잘 회복하겠다. 순위 싸움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